美ITC "SK, LG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명백"…SK "제대로 규명 못해"
美ITC "SK, LG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명백"…SK "제대로 규명 못해"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1.03.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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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패소 최종 의견서 공개…ITC, 노골적 문서 삭제·은폐에 SK의 LG 영업비밀 22개 침해 확정
SK "1982년부터 기술 개발해 LG 영업비밀 필요 없어…미 대통령 거부권 강력 요청할 것"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미국 행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대한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을 리뷰하고 있는 가운데 ITC는 5일 최종 의견서를 통해 SK가 LG의 영업비밀을 명백히 침해했다고 명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을 앞두고 공개된 이 같은 ITC의 명시가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행정부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즉각 ITC가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며 영업비밀 침해에 불복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반격에 나섰다.

이날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없이는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미국 수입금지 조치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가 침해 기술을 10년 이내에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이나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날 공개된 최종 의견서에 따르면 ITC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패소 예비 결정(조기패소)을 확정하고 수입금지·영업비밀 침해 중지 명령을 내린 데 대해 "SK의 증거인멸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며 "증거 인멸은 고위층이 지시해 조직장들에 의해 전사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SK가 정기적인 관행이라는 변명으로 노골적으로 악의를 갖고 문서 삭제·은폐 시도를 했다고 것이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입증을 바탕으로 LG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전체 공정, 원자재부품명세서, 각종 제조 공정 등 11개 카테고리·22개 영업비밀을 그대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LG가 주장한 22개 영업비밀을 법적 구제 명령 대상으로 판단하고, 미국 수입 금지 기간 역시 LG의 주장에 동의해 10년으로 정했다.

ITC는 양사 분쟁의 결정적 계기가 된 2018년 9월∼10월 폴크스바겐(폭스바겐) 수주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사업상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 가격정보를 취득해 폭스바겐에 자사 배터리를 가장 저가에 제안, 수주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LG 영업비밀을 침해해서 만들어진 더 저렴한 SK 배터리에 대한 폭스바겐의 선호는 공공의 이익 면에서 설득력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ITC는 포드에 4년, 폭스바겐에 2년 각각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내린 데 대해서는 "LG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은 다른 배터리 공급사로 갈아탈 시간적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SK의 영업비밀 침해 사실에도 불구하고 SK와 장래 사업 관계를 계속 구축하기로 선택한 포드 등 상대 완성차 업체에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ITC, SK이노베이션이 침해한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 11개 카테고리 확정. 미국 ITC 최종 의견서 캡처.
▲미국 ITC, SK이노베이션이 침해한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 11개 카테고리 확정. 미국 ITC 최종 의견서 캡처.

SK "ITC, 실체적 검증한 적 없어...절차적 흠결을 근거로 결정 내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ITC가 LG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해 실체적 검증을 한 적이 없다"면서 "(문서 삭제 등) 절차적 흠결을 근거로 내린 결정이 여러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증거 인멸 인정에 대해 일부 팀에서만 판단 착오로 벌어진 문서 삭제를 LG 측이 전사적·악의적 증거 인멸이 있는 것처럼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1982년부터 배터리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1년 이미 공급 계약을 맺었고, LG와는 배터리 개발·제조 방식이 다르다면서 LG의 영업비밀이 전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 여전히 침해됐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됐다는 것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ITC 의견서 어디에도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침해당한 영업비밀을 특정하라는 ITC 요구에 따라 LG가 당초 범위를 너무 방대하게 제시했다가 ITC가 영업비밀 침해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보자, LG가 다시 22개로 축약했다는 게 SK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한 포드와 폭스바겐이 수입금지 유예기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라면서, ITC의 결정이 공익 영향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ITC의 모호한 결정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심각한 경제적·환경적 해악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점을 (바이든) 대통령 검토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해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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