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미국 호텔 상업시설과 홍콩 오피스빌딩 등 대출조건 변경요청 파악. 부실 전조(?)
가장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3사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최근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부실화 우려와 관련, 이미 공개된 미국 라스베가스 더 드루 리조트와 뉴욕 맨허튼 타임스퀘어 복합시설 등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 부실화 뿐 아니라 상당수 미국 호텔 및 상업시설과 홍콩 오피스빌딩 등의 대출조건 변경요청이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대출조건 변경이란 사업이 차질을 빚거나 부실이 쌓여 이자지급 유예나 대출금 만기연장 등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한기평은 코로나 장기화로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누적 부실자산과 상당규모 해외투자자산에 대한 대형 증권사들의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수익성 하락뿐 아니라 투자대금 회수지연 및 재매각 불능에 따른 유동성 부담과 신규투자 제약으로 이어질 것이어서 모니터링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대형 증권사 중 해외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을 꼽았다. 이들 3사의 해외투자는 작년 9월말기준 2조~4조원에 달하며, 해외기업투자를 포함할 경우 3조~5조원에 이른다. 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4조5000억원~5조원, NH투자증권은 3조원 안팎, 신한금융투자 2조5000억원 안팎,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은 각각 1조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해외투자자산 중 고위험에 노출된 해외자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작년 9월말 현재 미래에셋대우 8000억~9000억원, 신한금융투자 5000억원 안팎, 하나금융투자 4,800~4,900억원, NH투자증권 3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호텔 레지던스 복합시설 등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가 큰 편이고, 실물호텔 관련 익스포저는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가 크다고 밝혔다. 복합시설은 하나금융투자가 상대적으로 익스포저가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투자자산 중 호텔 상업시설 항공기 등 실물자산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는데도 적시에 자산매매 및 리파이낸싱이 이루어지지 못해 투자원리금 회수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텔 콘도 복합시설 등 개발자산의 경우 잦은 개발지연 또는 중단이 발생하고 호텔 오피스 항공기 등은 캐시플로가 크게 위축, 리파이낸싱에 실패하는 사례가 잦다고 설명했다. 대출조건변경(이자지급유예나 만기연장) 요청도 빈번하게 발생하나 자산건전성 분류 변경이나 충당금 설정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투자는 주로 2018~2019년 집중적으로 많이 이루어졌다. 당시 대형 증권사 대상 자본규제가 많이 완화된 데다, 발행어음 파생결합증권, 회사채발행 등을 활용한 투자재원 확보도 용이해지고 국내 투자대상자산 한계에 따른 해외투자수요 확대 등으로 단기간 내 해외투자가 급증했다.
주로 미국 유럽 홍콩소재 호텔 상업시설 오피스 등 부동산과 미국 유럽지역 인프라자산 위주로 투자가 이루어졌다. 작년 들어서는 코로나 사태로 상업시설의 가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동제한으로 현지실사가 어려워져 해외투자는 위축됐다. 그러나 물류센터와 우량 임차인 대상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에 대한 선별투자는 지속됐으며 블라인드 형태의 투자 등 익스포저는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고 한기평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