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도 모두 수백억원 씩 손실 볼 듯
한국기업평가, '해외투자 많이 했다가 코로나로 부실위험 빠진 증권들 적지않아 모두 모니터링 대상'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국내 5개 대형 증권사들이 2018~19년 ‘더 드루’라는 미국 라스베가스 리조트 개발사업에 3000억원 가량을 후순위투자했다가 거의 떼인 신용사건이 최근 발생한 가운데 여기에 가장 많이 투자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에 대한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투자금액은 618억원으로, 에쿼티투자(지분 또는 자본투자) 300억원, 메자닌(부동산PF) 중순위투자 318억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를 4,300억원어치나 대신 팔아줬다가 펀드가 부실화되는 바람에 운용사 대신 투자자들에게 대신 물어줘야할 처지가 되는 등 최근 곤욕을 치르고 있는 증권사다.
더 더루사업 관련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규모 (단위 억원)
증권사 |
투자규모 |
비고 |
NH투자증권 |
618 |
에쿼티 300, 메자닌중순위 318 |
신한금융투자 |
476 |
일반투자자판매 435, 메자닌 선순위 41 |
미래에셋대우 |
288 |
전액 메자닌 중순위 |
하나금융투자 |
241 |
메자닌 선순위 |
현대차증권 |
204 |
메자닌 중순위 |
<자료 한국기업평가>
이런 부실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는 데도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대표가 물러나거나 제재를 받는 등 책임을 지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의 최종 지주사인 농협이나 NH투자증권의 어느 누구도 아직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NH증권 외에 신한금융투자는 여기서 산 채권 중 435억원어치를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팔아(DLS) 이를 전액 물어줘야할 상황에 처했다. 신한금투는 메자닌 선순위 채권에도 41억원을 투자, 모두 476억원이 물렸다.
이 밖에 미래에셋대우가 288억원(메자닌 중순위), 하나금융투자가 241억원(메자닌 선순위), 현대차증권이 204억원(메자닌 중순위)을 여기에 각각 투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최근 더 드루 투자 관련보고서에서 이 같이 각 증권사의 손실규모를 추산했다. 한기평이 밝힌 이들 5개사의 손실합계는 1,827억원으로, 3000억원 중 나머지 1,173억원의 손실을 입은 증권사들의 실체는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3개월 직무정지 제재안 사전 통보...최종 확정 땐 정 사장의 3연임도 어려울 듯
더 드루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로 개발이 중단된 것을 2017년 미국 부동산개발투자회사 위트코프그룹이 매입해 재추진하기 시작한 사업이다.
이와 관련된 브릿지론 후순위투자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등 3사가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메자닌투자를 주관, 인수해 일부를 자체보유 후 국내 기관에 셀다운(인수후 재매각)하거나 일반투자자 대상 판매했다.
문제는 작년 코로나19 발생으로 개발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작년 5월 선순위 대출주가 만기연장옵션을 행사하지 않아 EOD(기한이익상실)사태가 발생했다. 작년 11월 중순위 메자닌 만기도래 시점에는 이자지급유예 및 만기연장을 요구하는 등 신용사건으로 확대됐다.
최근 선순위 채권자가 국내 메자닌 채권자들에게 자산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나 국내 증권사들 간에 최종합의가 잘 되지않아 몇 달을 끌었다. 이에 더 기다리지 못한 선순위 채권자는 제3자에게 관련자산을 팔아버렸다. 결국 메자닌 채권자들은 담보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기평은 관련 국내증권사들이 작년 결산 및 올1분기 회계에 관련 손실을 전액 손실반영할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판매분을 매입한 일반투자자들과의 법적 분쟁 가능성 뿐아니라 평판자산 훼손이나 사후관리 측면에서 보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기평은 다만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자본력 대비 크지 않고, 최근 실적 호조로 수익성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어서 증권사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종합IB(투자은행)의 해외투자 익스포저가 과중하고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투자대상 호텔 및 기타 상업시설, 항공기 등 자산의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앞으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책임 기관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예고된 가운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3개월 직무정지 제재안을 사전 통보 받은 바 있다. 직무정지가 최종 결정되면 정 사장의 3연임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측은 "금감원 제재안의 징계 수준과 사전통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향후 제재심의위원회 등 관련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고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손실액은 직접 판매액보다는 기관 판매액 비중이 훨씬 큰 데 NH투자증권의 경우 기관 판매액은 거의 없다"면서 "투자에 앞서 리스크를 미리 점검하고 진행한 것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부동산 가격하격에 따른 천재지변성 손실로 누구의 책임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