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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자유자본주의와 중국식 국가자본주의...한국의 선택은?
미국식 자유자본주의와 중국식 국가자본주의...한국의 선택은?
  • 정종석
  • 승인 2021.02.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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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본주의, 30년 전 냉전 끝난 뒤 홀로 서...세상은 '자본주의의 승리' 외치며 저마다 축배
한국식 자본주의의 부작용-병폐 최소화하고...다가오는 선거에서 '선구자' 국가 지도자 만나야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대표기자] “우리는 세계의 미래와 방향에 대한 근본적 토론의 와중에 있다. 전제정치가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민주주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변곡점에 있다.”

취임 한 달을 넘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얼마 전 뮌헨안보회의 화상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유럽과 아시아가 공유하는 가치를 방어하며 번영을 진전시키는가의 문제는 우리가 취할 가장 중요한 노력”이라면서 “우리의 모델이 역사의 유물이 아니란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세계는 미국식 자유성과주의적 자본주의와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바이든의 언급은 중국·러시아 등의 패권주의와 전체주의 움직임에 맞설 민주주의 동맹의 중요성을 천명한 것이다. 특히 미국이 G2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을 겨냥하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호소한 것으로도 읽혀진다.

현대 자본주의는 30년 전 냉전이 끝난 뒤 홀로 섰다. 당시 이는 ‘역사의 종언’이었고, 세상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외치며 저마다 축배를 들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교수이자 세계적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공산주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의 공언대로 자본주의는 세계 유일의 체제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의 정치, 경제 석학들은 그것이 마냥 축배를 들 일이 아니었다고 한탄하고 있다. 미국의 ‘자유 성과주의적 자본주의’든,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든 불평등을 심화하는 근원적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와 ‘승자의 저주’...美中, 패권 놓고 치열한 경쟁 속 양국 무역갈등 악화

세계적인 불평등 연구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중국식 자본주의’가 자본주의 패권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사실상 미중 무역갈등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까. 밀라노비치는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한 체제가 전 세계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선택을 유보한다. 대신 자본주의의 내재된 한계이자 가장 큰 숙제인, 불평등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쪽이 결국엔 살아 남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현재 자본주의는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경제사회 체제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공산주의라는 경쟁자가 없어지면서 자본주의에는 ‘승자의 저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자본의 편재, 부와 소득의 불평등 같은 본질적인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의 자본주의는 어떠한가. 해방 후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은 민주주의를 후퇴시켰으나 경제 성장에 매진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했다. 특히 박정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는 총력전 방식으로 경제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성장일변도의 정책을 펼쳤다.

이같은 박정희식 국가자본주의가 막을 내린 것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 구제금융의 대가로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수입하는 대신 정보기술(IT) 인프라 확충과 대중문화 개방 정책을 펼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개방형 통상국가의 기틀을 닦았다. 한국형 ‘좌우합작’이라고나 할까. 이같은 과정을 거쳐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권 국가로 성장했다.

지금 한국 사회 갈등은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정치.사회적 갈등의 골마저 깊어지고 있다. 여야 갈등과 법치주의의 훼손 논란, 적대적 대결 정치 속에서 민주주의는 퇴행하고 국민들의 극단적 사회 갈등과 이념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한한 고뇌와 갈등 끝에 새로운 대안 마련해 내야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로 한계를 드러낸데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주름살이 심화했다. 코로나가 흑사병 이후의 유럽처럼 대전환의 계기가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다만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커진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중국식 국가자본주의가 미국식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본질적 한계인 '부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란 점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반(反) 부패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부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과 더불어 부와 소득의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이라는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다. 자본소득의 급증, 집중되는 자본 소유권, 소득과 부의 대물림,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 재산과 학력의 세습 현상 등이 두드러진다.

미국과 중국, 양대 경제 체제의 패권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가열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에 이어 내년 3월에는 국운을 좌우할 새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정학적으로 미,중,일,러 등 강대국에 포위된 한국으로서는 정치,외교,안보 면에서 매우 큰 도전과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존재 또한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지 여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식 자본주의와 중국식 자본주의가 극명히 대립하는 글로벌 경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의 정치지도자들과 경제관료,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지금이야말로 무한한 고뇌와 갈등 끝에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 내야 한다. 한국식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병폐를 최소화하고 우리 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정치를 펼칠 '선구자(先驅者)'같은 국가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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