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10년간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의 주가지수가 평균적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사주 매도로 확보한 금액을 신규 투자에 쓴다면 주주가치 재고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3일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 건수는 총 229건으로 자사주 매입이 전면 허용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하고 기업들이 주가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10년 사이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의 주가가 평균적으로 상승했다는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실제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들을 대상으로 발표일 이후 경과일에 따른 평균 주가 수익을 산출한 결과, 250 거래일 이후 평균적으로 1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균 수익률은 직접 취득이 간접 취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자사주 취득 방식이 직접 취득인 경우 신탁계약 체결을 통한 간접 취득보다 평균 주가 수익률이 더 높았다”며 “직접 취득은 공시한 취득 예정 주식 수를 반드시 취득하도록 강제하지만, 간접 취득은 자사주 취득의 소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공시한 신탁 계약금액만큼 취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주 처분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조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처분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의 주가 성과를 분석한 결과 하락률이 0.5% 미만으로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하락 확률도 50% 내외로 높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주 매도가 당장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야기할 수 있으나, 기업이 자사주 처분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신규 사업 투자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하고, 이게 기업 가치 증대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적극적인 주주가치 재고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