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가 끝난 뒤 전국민에게 위로금 지원 뜻을 밝히자 정치권이 충돌하고 있다. 작년에 한 차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준 바 있다. 나도 위로금 지원에는 찬성한다. 비록 내가 낸 세금을 되돌려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듯 하다. 이를 두고 내가 낸 돈 내가 받는다며 폄하하는 것은 더욱 옳지 않다.
이번 코로나는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 했던 전염병이다. 국민들도 많이 지쳤다. 어떻게든 국면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전국민 지원금도 그 중의 하나라고 본다. 물론 공돈 개념이 강하다. 공짜로 생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짜 싫어하는 사람도 없다. 경기도 주민들이 이재명 지사를 마뜩찮게 생각하면서도 재난기본소득은 고맙게 받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이 같은 위로금 지급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부분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게다. 위로금 지급이 마이너스 효과는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 국민이 지원금을 준다고 표를 더 주고, 안 찍을 사람을 찍을 리는 없다. 매표 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너무 나갔다는 생각도 든다.
유승민 전 의원과 이재명 지사가 맞붙기도 했다. 유승민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20일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에서 벗어나면 지난 4년간 고삐 풀린 국가재정을 정상화해야 하는데,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느냐"며 "전국민 위로금 지급은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은 국채 발행을 걱정하다 기재부를 나온 신재민 사무관보다 못하다"고도 깎아내렸다.
특히 유승민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지급했을 때 '자기 돈이라도 저렇게 쓸까'라는 댓글이 기억난다"면서 "문 대통령에게도 개인 돈이면 이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비유도 적절치 않다. 이는 정책의 문제다. “네 돈 내 놓아라”고 하는 것은 초등학생이나 하는 투정으로 들린다.
그러자 이재명이 발끈했다. 이 지사도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의원이 문 대통령에게 기재부 사무관보다 못하다는 망언까지 쏟아냈다"며 "(야당이) 재난지원금을 매표행위라고 선동하면서 우리 국민을 돈 뿌리면 표 주는 원시유권자로 모독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코로나19로 세계 주요국들은 평균 GDP 13%에 이르는 막대한 적자재정지출을 감수하면서 국민을 지원했는데, 우리는 GDP의 3% 정도의 적자를 감수했을 뿐"이라며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재정지출을 조금만 늘려도 마치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고 주장했다.
국가 재정은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돈을 아껴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쓸 곳에 쓴다면 그것을 갖고 나무랄 수는 없다. 적자는 나중에 메워도 된다. 때를 놓치는 것보다는 적자재정을 감수하는 게 좋다고 여긴다. 미증유의 사태여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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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