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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비장의 '보물 탱크'?...케이큐브홀딩스 얽힌 '흑막(黑幕)'
카카오 김범수, 비장의 '보물 탱크'?...케이큐브홀딩스 얽힌 '흑막(黑幕)'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2.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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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회장, 최근 '전 재산 절반 기부'발표...아들과 딸, 金의장 지분 100%인 '케이큐브홀딩스' 근무 사실 알려져
이 회사, 카카오 지분 11.22% 보유...주식 현물출자, 상장, 상속증여세 물납 등 재산기부나 경영권 승계에 유용
경영권 승계문제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도...金의장 측 '개인투자회사일 뿐 지주회사나 경영권 승계 무관"

 

김범수 카카오 의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올들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관련 소식들이 연이어 화제이다. 그동안 고생해온 가족과 친인척들에게 시가 1,400억원이 넘는 카카오주식 33만주를 나눠준다는 소식이 시작이었다. 그러자 곧 이어 아들과 딸이 케이큐브홀딩스란 김 의장 개인회사에 근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 의장 지분이 100%인 이 회사는 카카오 지분을 11.22%나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이 회사를 지주회사화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시키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졌다. 김 의장 측은 이를 강력부인하면서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까지 발표했다.

10조원이 넘는다는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키로 한 데 대해서  찬사가 우세하다. 그러나 자기 개인회사 소식이 알려진 후 기부발표가 있었다는 점에서 뭔가 찜찜하다는 평도 적지 않다.

몇몇 언론들의 취재에 따르면 케이큐브홀딩스는 근무인원이 5~6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다.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화영씨가 2013년부터 대표로 있다가 일신상의 이유로 올해 초 그만뒀다고 한다. 김 의장의 아들 상빈씨(28)와 딸 예빈씨(26)는 작년 5월부터 이 회사에 들어와 벤처투자 업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인도 기타비상무이사라고 한다.

카카오측은 이 회사가 경영권 승계나 지주회사와는 전혀 무관하며, 오로지 벤처투자업이나 하는 김 의장 개인회사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과연 정말 그럴까? 지주사가 아니라면 이름부터 왜 홀딩스라고 지었을까?

케이큐브홀딩스는 비상장 기업이라 분기별 보고서가 공시되지 않는다. 대신 1년에 한차례 감사보고서만 금융감독원에 보고되고 공개된다. 작년 감사보고서는 오는 3~4월중에 나온다. 작년이나 2019년이나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보고 2019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이 회사를 분석해 본다.

회사의 소재지는 서울 강남구 역삼로. 케이큐브타워란 빌딩이다. 이걸로 봐서는 자기빌딩인 것으로 보인다. 2007년에 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자본금은 100억원.

케이큐브홀딩스의 재무상태표 (단위  억원)

케이큐브홀딩스, 작은 회사지만 자산 17,146억...카카오 주식의 장부가액이 무려 15,257억으로, 전체자산의 89%

케이큐브홀딩스는 작은 회사라지만 자산이 17,146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카카오 주식의 장부가액이 무려 15,257억원으로, 전체자산의 89%에 달한다. 김 의장이 처음엔 소프트웨어 업체로 세웠다가 카카오 지분이 커지자 자기 지분관리를 겸한 투자전문회사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문회사답게 단기금융상품(13억원), 사모투자신탁 등 단기매매증권(365억원), 사모사채등 만기보유증권(169억원),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64억원) 등도 제법 갖고 있다. 카카오주식을 제외한 매도가능증권투자액도 910억원. 카카오주식을 담보로 한 단기차입금도 1,950억원이나 있다. 이 차입금으로 각종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은 44.6%에 불과하다.

그러나 투자자산 운용실적은 아직 시원치 않다. 2019년 매출은 4억원에 불과하다. 1885,900만원보다 더 줄었다. 매출구성을 보면 용역수익이 27000만원, 빌딩임대수익이 15,700만원이다. 매출은 4억에 불과한데, 판매관리비는 무려 24억원이다. 이중 5명 임직원 급여가 무려 14억원. 1인당 3억원에 가깝다. 접대비도 27000만원이다.

그러다보니 영업손실이 25억원에 달한다. 영업외수익이 97억원인데 비해 영업외비용도 107억원에 달해 당기순익은 30억원 적자. 영업외수익중에서는 이자수익이 21억원, 배당금수익이 41억원(카카오배당은 126000만원)이고 나머지는 금융상품이나 증권의 처분 또는 평가이익이다.

영업외비용은 단기차입금의 이자비용이 54억원으로 가장 많고,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 20억원, 지분법 손실 11억원, 외환차손 23000만원 등이다. 기부금도 15억원이나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지분율 1.34%)외에 여러 작은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으나 대부분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신생 기업들이다. 투자이익을 보는 곳은 거의 없고 상당 수는 손실을 입어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김 의장 동생이 올해 초 그만둔 것이 이런 실적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다만 카카오 지분의 평가이익은 카카오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2019년 한해에만 5000억원이 넘었다. 벤처투자업체라지만 사실상 카카오 하나가 거의 먹여살리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케이큐브홀딩스, 지주사 바꾸려면 현 11.22%인 카카오지분 30% 이상 늘려야...지분 19% 늘리려면 3조 매입자금 필요

지주회사가 되려면 자산총액이 5천억 이상,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가 넘어야 한다. 부채비율은 200%를 넘으면 안된다. 이 조건은 모두 충족. 그러나 상장 자회사주식지분을 30% 이상 가져야 하고, 계열사가 아닌 국내회사주식을 5%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조건은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지주회사가 아니고 벤처투자 등을 하는 것은 사실인 것이다.

지주사로 바꾸려면 좀 복잡하고 돈도 들지만 못할 것도 없다. 지주사로 바꾸려면 현재 11.22%인 카카오지분을 30%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게 가장 큰 과제다. 지분을 19%정도 늘리려면 3조원 가까운 매입자금이 필요한데, 케이큐브홀딩스(이하 홀딩스) 자력으로는 어렵다.

홀딩스가 유상증자를 하고 김 의장이 자신의 카카오지분 전량(13.74%)을 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방법이 있다. 홀딩스의 카카오지분과 현물출자된 김 의장 카카오지분을 합치면 24.96%인데, 30%를 맞추려면 5~6%의 카카오 지분 추가매입이 필요하다. 현 시가기준 7천억~8천억원에 달할 이 자금은 홀딩스의 상장요건을 갖춘 후 상장시켜 구주매출로 조달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김의장은 홀딩스 지분 100%만으로 카카오그룹을 지배하고, 홀딩스가 그룹지주회사로서 카카오와 그 자회사들을 거느리게 된다.

만약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전에 재산 절반을 기부한다면 지주회사화는 더 어려워진다. 기부한다면 김의장의 홀딩스지분 절반과 카카오지분 절반을 내놓는다는 얘기나 다름이 없다. 지분이 줄어 추가자금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불가능은 아니지만.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처럼 김 의장도 홀딩스의 지주회사화를 내심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 박 회장은 현재 미래에셋컨설팅, 자산운용, 캐피탈 등 3개사로 미래에셋 계열사 지분을 보유중이다. 투자전문그룹으로서의 '야생성'을 유지하려면 지주사의 여러 규제를 피하고 싶다는게 박회장의 지론이라고 한다.

김 의장이 재산 절반을 기부하면 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를 구실로 박 회장처럼 당분간 지주사 압력을 벗어날 수 있다. 물론 김 의장이 이런 이유로 기부한다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럴 수 있다는 얘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케이큐브홀딩스와 김 의장의 지분 100%는 여러모로 유용...재산기부-경영권승계-지주회사화 활용 등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카드

설령 그가 재산절반을 기부하더라도 카카오그룹 장악에 큰 문제가 없다. 김의장은 홀딩스지분 50%, 홀딩스의 카카오지분 11.22%, 자신의 카카오지분 6.87를 유지하고 카카오에 대한 직간접 장악력도 18% 이상이어서다.

18%가 적다고 판단되면 기부전에 경영권 안정화조치도 가능하다. 자신의 카카오지분 전량을 홀딩스에 현물출자해 홀딩스의 카카오지분을 우선 25%선으로 높인다. 그리고 카카오지분 대신 홀딩스지분 100%50%를 기부하면 전재산의 절반 기부효과도 달성하고 그룹장악력도 지금처럼 유지할수 있다. 홀딩스는 지분 50%로도 충분히 장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평소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경영권 승계문제는 이 모든 걸 거친 후 천천히 생각해도 문제가 없다. 김 의장의 나이(55)나 자녀들 나이를 생각해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자녀들의 급여나 배당으로 야금야금 홀딩스나 카카오 주식을 사모으는 방법도 있으나, 워낙 큰 자금이 들어가 쉽지 않다.

정상적 방법으로 세금을 물고 김 의장 지분을 전량 증여나 상속하면 경영권이나 지분승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금이 워낙 크면 일부 자금을 주식물납으로 대신 하면 된다. 지분손실이 있을 수 있으나 기부를 하고 상속증여세를 내더라도 적어도 20~30%의 홀딩스 지분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지분이면 경영권 유지에 큰 문제가 없다.

이렇게 분석하고 저렇게 추정해도 케이큐브홀딩스와 김 의장의 지분 100%는 나중에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일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재산기부나 경영권승계나 지주회사화에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카드라 아니할수 없다.

김 의장 의중을 떠나 경영권 승계문제는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한 금융전문가는 "카카오는 이미 시가총액 40조원에 육박하는 코스피 10위권 기업으로 성장한데다 인터넷은행, 모바일 결제,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등 유망 미래기업들을 두루 갖고 있다"면서 "언젠가 김 의장 후계자가 누가 될 지에 관심을 모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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