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상장 잔치' 쿠팡...직원들엔 생색 뿐, 대주주-임원은 떼부자?
'그들만의 상장 잔치' 쿠팡...직원들엔 생색 뿐, 대주주-임원은 떼부자?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02.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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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 비율 0.2%미만으로 국내의 100분의 1 수준...사무직 직원은 주식 못 받는 등 전체 직원 포괄하지 못해
김범석 의장 지난해 5800억 영업손실에도 158억원 챙겨...쿠팡 직원들은 과로사 불사하고 일하고도 '박봉' 여전
쿠팡LCC의 대주주와 주요 임원들, 보유주식과 스톡옵션 등으로 거대 주식부자 등극 예상
▲지난해 과로사를 무릅쓴 배송직원 등의 노력으로 성장한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얻은 과실의 대부분을 대주주와 임원진만 챙기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 과로사를 무릅쓴 배송직원 등의 노력으로 성장한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얻은 과실의 대부분을 대주주와 임원진만 챙기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둔 가운데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200만원어치씩 무상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17일 현장 근로자 대상 1000억원 상당의 주식 부여는 상시직 현장 근로자 뿐 아니라 상시직으로 전환하는 일용직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 대상이 되는 일용직은 3000명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성장 과실을 나누기 위해 현장 근로자 전원에게 주식을 무상 지급한다는 취지라는데, 그 액수가 터무니없이 작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쿠팡의 기업 평가 가치를 500억 달러(약 55조원)로 추산했다. 이에 비해 직원들에 배정한 1000억원어치 주식은 전체의 0.2%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한국에서의 상장 시 자사주 비율 20%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생색' 봐주기에도 우스운 수준이다. 이런 수준으로 쿠팡은 지난 며칠간 직원들에게 큰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언론을 도배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시장법 상 기업 공개 시 공모주식의 20%를 우리사주로 의무적으로 우선 배정토록 하고 있다.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보기도 하지만 수십 억의 평가 차익을 얻기도 한다.

지난해 7월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경우 직원 1인당 평균 1만1820주를 공모가(4만9000원)로 배정해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인당 약 20억원의 평가이익을 안겼다. 

지난해 9월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도 직원 1400명에게 상당량의 우리사주를 부여해 상장 당일 1인당 평균 4200만원의 평가차익을 안기고, 우리사주 외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에겐 1인당 5억원 이상 추가 평가차익을 안긴 것으로 기록됐다.

물론 쿠팡은 사실상 미국 기업이고 미국 뉴욕에서 상장하기에 20%를 우리사주로 배정할 의무는 없다.  미국 증시 규정에는 국내 코스피와 달리 우리사주 의무 배정 조항이 없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근로자들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우리사주를 취득하는 경우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ESG 평가 항목에 반영하는데도 쿠팡이 우리사주 배정에 인색했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5800억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158억원을 챙겼으며, 이번 미국 증시 상장으로 거대 주식부자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5800억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158억원을 챙겼으며, 이번 미국 증시 상장으로 거대 주식부자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 본사 직원들은 주식 배정에서 제외돼 불만 높아져...배송직원 우대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무시하는 노동정책?

우리사주 배정에 있어 쿠팡의 인색함은 이번 주식 배정에서 전 직원을 포용하지 못함으로써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에 대한 이번 주식 배정에서 서울 잠실 본사의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들은 해당 사항이 없어 소외된 직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배송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본사와 자회사 직원 등만이 대상으로, 잠실 본사에 근무하는 직급 레벨이 높거나 사무직 직원들은 이번 일회성 부여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일부 언론들은 전했다. 

회사 최고경영자가 배송직 외에 총무·인사직군은 회사에 기여한다고 보고 있지 않거나, 우리사주에 배정할 주식이 부족해 현장 근로자들에게만 배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경영진의 이 같은 이상한 판단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쿠팡 증권신고서에서 잘 드러났다.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회사가 5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와중에도 연봉 88만6000달러(약 9억8000만원)와 주식 형태 상여금 등으로 총 1434만1229달러(약 158억원)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김 의장은 이해충돌이 분명한 남동생 부부에게도 총 8억원 규모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쿠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온라인 주문의 폭주 속에 과로사를 무릅쓴 쿠팡 직원들의 노고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식 보상체계라 해도 아직 적자를 탈출하지 못한 데다 직원들의 처우가 별로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경영자 등 임원만 제몫 이상을 챙겼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쿠팡이 상장되면 김 의장과 소프트뱅크 외에 최고재무책임자(CFO) 고라브 아난드(45), 비상임이사 닐 메타(36), 해리 유(61) 등 경영진에 스톡옵션 형태로 많은 주식이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부분 직원들의 삶은 별로 나아진 게 없는데 이들 대주주와 경영진인들만을 거대 주식부자로 만들어주게 되는 것이다. 

쿠팡의 주식 수량, 공모 가격 범위 등은 아직 공개된 바 없지만 35~40% 정도의 지분을 지닌 소프트뱅크와, 김 의장 등은 거액의 주식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직원에 200만원으로 생색내지 말고 노동환경 개선하라"...쿠팡 불매운동 움직임도

시사평론가 김민하 씨는 최근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뉴욕증시에 상장하면 쿠팡맨들이 행복해질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걸(1인당 200만 원 정도의 주식)로 행복을 사기는 제가 볼 때 조금 어려울 것 같다"면서 "노동 조건을 잘 보장하려면 노동자의 권한도 강화돼야 되는 것 아니냐. 그래서 노동이사제라든지 경영 참여를 또 실질적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다"라고 말했다. 쿠팡이 일부 직원들에게 200만원으로 생색을 내기보다는 노동 조건을 개선해주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쿠팡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91% 증가라는 비약적인 상승을 했음에도 물류센터에 제대로 된 방역처리를 하지 않아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후처리도 부실해 첨단IT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노동후진기업'으로 인식되어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노동 환경의 선진화도 이뤄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진다. 쿠팡은 그동안 노동 조건 및 환경 개선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일부 일용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불만을 달래왔다.

한 개인투자자는 쿠팡의 상장과 관련 "그동안 쿠팡을 키우기 위해 많은 근로자가 함께 고생했는데 대주주와 임원들만 배 불리는 것을 보면 공정치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동안 쿠팡을 많이 이용해 왔는데 이번 상장을 계기로 다시 생각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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