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일자리 감소, 단시간 일자리 증가 등 일자리 질도 악화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해 고용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주요 고용지표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고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는 2801.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4만명 감소, 1998년 35.4만명 감소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90.4만명으로 21.8만명 감소, 역시 1998년 127.6만명 감소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실업자 수도 110.8만명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49만명, 1999년 137.4만명 다음으로 높았으며, 실업률은 4%로 2001년(4.0%) 이후 19년 만에 최고로 높았다.
장시간 일자리는 감소하고, 단시간 일자리는 증가하는 등 일자리 질도 악화됐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11.2만명으로 120.3만명(-5.6%) 감소해 1998년(165.0만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5.6만명으로 55.4만명(10.3%)이나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규모가 큰 자영업자는 감소하고 나홀로 사장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7.2만명으로 16.5만명(-10.8%) 감소해 1998년(24.7만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0만명 증가했다.
50대 취업자, 사상 처음 40대 앞질러…청년층 피해가 커
취업자를 연령별로 볼 때 60세 이상만 증가(37.5만)했고, 나머지 연령은 청년(15~29세, 18.3만), 30대(16.5만), 40대(15.8만), 50대(8.8만) 순으로 감소했다.
연령별 취업자는 50대 취업자(635.6만명)가 사상 처음으로 40대 취업자(634.6만명)를 앞질렀으며 2011년 가장 비중이 적었던 60세 이상 취업자(507.6만명)는 청년 취업자(376.3만명)를 큰 폭으로 추월했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3만명으로 전년 대비 45.5만명이 증가, 2009년(49.4만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 폭을 보였다. 이중 '그냥 쉬었음' 인구는 28.2만명 증가한 237.4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이며, 구직단념자 또한 60.5만명(7.3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공식실업자에 잠재적인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자를 의미하는 확장실업자는 2020년 406.9만명으로 55.3만명 증가했고, 확장실업률은 13.6%로 1.8%p 증가해 양자 모두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자와 청년층 확장실업률도 각각 121.2만명과 25.2%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지속·확산되고 일부 수출 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의 경영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일자리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고용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 완화, 경영환경 개선 등 민간경제 활력제고를 통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