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민연금이 최근 몇 년 새 폭등한 테슬라 주식으로 3조원대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테슬라에는 못 미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주식도 크게 올라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성과는 국내 주식 성과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기금운용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6년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1824억원 어치 보유했다. 보유 비중 순위는 해외주식 중 76위로 당시 테슬라의 시가총액(344억 달러) 수준을 고려할 때 투자액이 큰 편이었다.
2016∼2019년 국민연금의 테슬라 보유지분율은 0.42∼0.44%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됐다. 2016년 보유 지분율 0.44%에서 2017년 말 기준 0.46%로 소폭 올랐으며 2018년과 2019년에는 보유 지분율을 0.42%로 유지했다.
2019년 말 지분율(0.42%)이 최근까지 그대로 유지됐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현재 평가가치는 약 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른 평가차익은 3조원 이상이다.
미 증권거래위 신고 자료가 최초 공시된 2014년 3분기 말 기준 테슬라 주가는 48.54달러(수정주가 기준)로, 지난해 8월 액면분할과 2월 13일 현재 주가(813.32달러)를 적용하면 6년 반 새 수익률은 무려 8278%에 육박한다. 현재 800달러대인 테슬라 주식 1주의 지분가치는 액면분할로 1주가 5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2014년 3분기 말엔 9.71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실제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은 이보다 앞섰을 것이라는 추정을 따르면 수익률은 그 이상이다.
테슬라의 수익률엔 못 미치지만 국민연금은 2016년 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보유비중 1위·9277억원), 애플(2위·9010억원), 아마존(3위·6786억원) 등 주요 대형 기술주들을 일찌감치 대거 보유해왔다.
최근 몇 년 새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데다 국민연금이 추가 투자로 보유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면서 2019년 말 현재 평가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3조3304억원, 애플이 3조1406억원, 아마존이 1조9913억원 등으로 불어났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성과는 국내 주식 성과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1988년 기금 설정 이후 2019년까지 해외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10.0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연평균 수익률 5.59%를 거의 두 배가량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