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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LG·SK 배터리 소송, 남 좋은 일”…이례적 개입 왜?
정세균 총리, “LG·SK 배터리 소송, 남 좋은 일”…이례적 개입 왜?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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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가열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전쟁'에 이례적으로 합의를 촉구했다. 기업간 일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던 기존 정부의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전기차가 본격 개화하면서 자국 산업을 키우려는 중국, 일본, 유럽, 미국 틈바구니에서 K-배터리 입지를 뺏길 수는 없단 의지로 읽힌다.

28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소송에 관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3년째 소송 중이고 소송비용이 수천억원”이라며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사 최고책임자와 연락도 해봤고 만나기도 했다”라며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했는데 아직 해결이 안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지난 2019년 소송을 시작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3건이 계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2건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고소한 1건이다. 오는 2월10일(미국시각)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로 고소한 첫 소송((337-TA-1159) 최종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예비판결은 SK이노베이션이 조기패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원만하게 해결을 하지 못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다. 국무총리가 배터리 소송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한 것은 이같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국민적인 우려와 바람을 잘 인식해 분쟁 상대방과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현재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원만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라며 “다만 최근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인데 논의할만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정 총리 발언은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개별 기업간 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지난 2019년 9월 한 차례 산업부 중재로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당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회동했지만 진전은 없었다.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SK이노베이션측 입장에 힘을 싣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한창 육성해야 할 대표기업이 소송 출혈 중임에도 정부가 방관중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 총리가 입을 연 것이다.

지난 해 2월 ITC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예비 승소 판결을 내렸고 SK이노베이션 측 이메일 문서 삭제 사실은 결정적 이유가 됐다. 오는 2월 최종 판결에서 분쟁의 핵심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최종 판결일이 열흘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번 총리 발언 이후 양사가 다시 한 번 합의 시도에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최종 판결일이 한 차례 더 연기된다면 물밑에서 합의에의 시도가 이뤄짐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한편 이같은 관측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변함없이 합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가 진정성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양사 모두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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