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교보생명과 재무적 투자자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국제중재를 앞두고 소송전에 돌입하며 점입가경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대주주 신창재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이하 어피너티)은 전날 자료를 배포하고 "검찰이 제출된 증거자료를 보고 기소 결정을 했더라도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전혀 모르는 새로운 증거에 입각한 것이 아니므로 중재에 미칠 수 없다"며 검찰 기소가 국제중재에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폄하했다.
어피너티는 "국제중재가 진행 중인 건에 대해 국내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으려는 시도가 가끔 있지만, 이러한 시도는 풋옵션에 대한 이견을 ICC 중재판정부가 판단하기로 합의한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는 것이 국제 중재의 판례"라고 주장했다.
또 "공소장에 범죄사실로 언급된 공모, 허위 보고, 부정한 청탁, 부당한 이득 역시도 전혀 사실이 아니며 지극히 당연한 수준의 의뢰인과 평가기관 사이의 통상적 소통 및 그에 대한 통상적 수준의 용역비용, 용역계약서의 통상적 조항(법률비용 부담)에 대한 평가가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는 지난해 4월 교보생명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벌여 어피너티 등 재무적 투자자 법인 관계자 2명과 딜로이트안진의 회계사 3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일 기소했다.
이는 어피너티 측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에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측을 사기·특경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한데 대한 맞고소인 셈이다.
교보생명는 검찰 기소에 앞서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평가업무 기준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안진을 고발하기도 했다.
어피너티 프라이빗 에쿼티, IMM, 베어링PE, 싱가포르투자청으로 구성된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이 2012년 맺은 주주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경영권 유지를 위해 교보생명 상장을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교보생명은 딜로이트안진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보유한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권리)의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출하면서 행사가격을 높이기 위해 평가기준일을 유리하게 정해 적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교보생명도 반박 자료를 내고 "어피너티가 공소장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왜곡하고 있으며 사법당국의 권위를 무시하고 있다"며 "단순히 양측(어피너티, 딜로이트안진)이 보고서를 조율한 것이 아니라 어피너티가 가치 산정 과정을 주도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이 관행적, 통상적이라는 미명하에 묵인된 의뢰인과 회계법인의 사기적 공모 결탁을 뿌리 뽑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행사가격 산정 과정에서 부정청탁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사법당국에 기소가 됐는데도 중재 절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어피너티의 전망은 여론을 호도하려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