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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형제의 난' 한국타이어(上) 조현식-현범 형제 '물밑 암투' 가열
[조명] '형제의 난' 한국타이어(上) 조현식-현범 형제 '물밑 암투' 가열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1.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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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은 주식매입 대금 중 2000억 주식담보 대출로 '쩔쩔'...일단 6개월 만기연장 성공
지주사 대표자리 더 얻고 멀쩡한 계열사 인수합병 시도도 경영권 굳히기 작업의 일환?
조현식은 인수합병 이사회에서 기권으로 반대표시. 지분이 모자라 다음 기회 노리는 듯
한국타이어그룹 조현범(왼쪽)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작년 '형제의 난'이 벌어졌던 한국타이어(한국앤컴퍼니) 그룹 내에서 소리소문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형제의 난이란 작년 630일 아버지인 한국타이어(이하 한타)그룹 조양래 회장(84)이 자신이 보유한 그룹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이하 한앤컴) 지분 전량 23.59%를 차남인 조현범 사장(49)에게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갑자기 매각하면서 벌어지기 시작한 일이다. 이 일로 조 사장은 자신의 지분에 더해 총 42.90%의 지분율을 확보,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됐다.

당시 지주사 한앤컴 대표이사이던 형 조현식 부회장(51)의 지분율은 19.32%. 장남 중시 전통이 강한 효성가()의 일원으로, 지주사 대표까지 맡고있어 경영권 승계는 시간문제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변심(?)'으로 하루아침에 동생에게 되치기 당한 꼴이 되고 말았다.

행동은 두 형제의 누나이자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55)이 먼저 했다. 조 이사장은 작년 7월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 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다.

지분 전량을 넘긴 조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서 후견인을 지정하라는 판결이 나오더라도 소급효과는 없다. 이전에 발생된 시간외 대량매매거래는 취소할 수 없다. 하지만 성년후견심판이 인용되면 이를 근거로 주식양도무효 청구소송 제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소송제기자가 주식양도시점에 조회장의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승소가 가능하다.

▲한국앤컴퍼니 지분구조
▲한국앤컴퍼니 지분구조

조현범 사장, 다양한 타이틀 변화, 집행유예형 때문인 듯...6개월 만에 주력 계열사 대표 대신 지주사 대표 자리 차지

조 회장은 장녀가 심판을 청구한 이튿날 곧바로 나는 건강하며 차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것은 오래전부터 생각한 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이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 8월 장남인 조 부회장도 심판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냈고, 107일 서울가정법원은 조현식이 참가인이 되었다고 인정했다. 그때부터 경영권 분쟁은 아버지-차남 대 나머지 형제들 간의 싸움으로 확대되었다. 이후는 다시 정중동이다. 6개월이 지났는데도 법원심리가 열렸다는 얘기는 아직 없다.

그사이 조현범 사장의 타이틀 변화가 우선 있었다. 그는 2017년까지 그룹 주력사로, 옛 한국타이어인 한국타이어앤테크(이하 한타테) 사장 타이틀만 갖고 있었다. 18년부터 작년 6월까지는 한타테 대표이사 겸 사장에 지주사 한앤컴 사장을 동시에 맡았다. 그리고 작년 6월부터 1126일까지는 한타테 사장 겸 한앤컴 사장. 대신 한타테의 대표이사 자리는 떨어졌다. 그러다 1126이사회에서 지주사 한앤컴 대표이사 자리 하나를 새로 추가했다.

6월 한타테 대표를 그만둔 것은 집행유예형 때문으로 보여진다. 6개월 만에 주력계열사 대표대신 지주사 대표자리를 얻은 것이다. 지주사대표는 형인 조 부회장과 공동대표로, 각자대표가 됐다. 최대주주가 된데 이어 6개월도 안돼 지주사 대표자리까지 꿰어 찬 것이다.

한타그룹은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조 사장이 주도권을 쥐고 승계 구도를 굳히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형은 지주사대표만 맡고 있지만 동생은 아버지와 함께 지주사 및 최대 계열사에 동시에 직을 걸어놓고 있다.

조 회장은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양쪽에서 모두 회장, 조사장은 지주사 대표-사장 겸 한타테 사장이다. 두 사람 모두 급여는 지주사에서 받지않고, 한타테에서만 받는다. 형은 그 자리 그대로인데, 동생은 최대지분에 계속 타이틀이 늘고 있는 셈이다.

<조현식과 조현범의 타이틀 변화>

 

조현식

조현범

2017년 이전

한국앤컴퍼니(지주사) 대표이사 사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사장

2018~20206

한국앤컴퍼니 사장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

20207~20201126

한국앤컴퍼니사장 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20201126일이후

한국앤컴퍼니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그룹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서 한국앤컴퍼니로 다시 바꿔...타이어 냄새 없애려고그룹명 바꿨다가 봉변 당해

그룹의 이름도 다시 바꾸었다. 옛날 한국타이어그룹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었는데, 201911월 코스닥상장사인 한국테크놀로지라는 회사가 왜 같은 이름을 쓰느냐고 서울지법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이의제기에 항고심이 진행중이지만 결국 작년 1229일 임시주총을 열고 그룹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 한국앤컴퍼니로 다시 바꾸었다.

멀쩡한 한국타이어란 이름에 타이어 냄새를 없애려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룹명을 바꾸었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1126일 이사회에선 또 지주사 한앤컴이 자회사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이하 한아비)를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1130일 금융감독원에 증권합병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기재내용이 부실하다며 3번이나 정정요구를 받기도 했다.

합병비율은 13.39. 소멸법인인 한아비 주식 1주 당 존속법인인 한앤컴 주식 3.39주가 배정된다. 아비의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128.

한아비는 차량용 납축전지 국내 독과점기업중 하나다. 세방전지 등 4사가 국내 납축전지 시장 90%를 장악중인데, 한아비는 국내 2, 세계시장 15위권 기업이다. 작년 9월말기준 유동비율 이 무려 344%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47%에 불과하다. 작년 1~9월 매출 4,862억원에 영업이익은 524억원, 당기순익은 397억원. 작지만 강하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각종 지표

(연결기준 % 억원)

 

20209월말

2019년말

유동자산

3,614

2,806

현금 및 현금성자산

1,049

515

자산총계

5,988

4,803

유동부채

1,688

1,049

부채총계

1,931

1,131

이익잉여금

6,367

5,987

자본총계

4,056

3,671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세계대세가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로 옮겨가면서 사양업종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은 괜챦으나 2023년이후 하향길이 본격화할 것으로 스스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합병배경으로, 친환경 자동차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위기상황 속에서 양사가 보유한 역량 및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꼭 합병해야 시너지가 극대화되는가? 굳이 지주사로 합병하지 않고, 현재대로 놔두고 지주사가 맹렬히 밀어줘도 될일이다. 그래서 이것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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