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언론의 생명은 공신력이다. 즉 믿음,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만약 신뢰를 잃으면 어떻게 될까. 독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사실 보도를 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똥볼을 자주 찬다. 오보를 남발한다는 뜻이다. 그러고서도 창피한 줄 모르는 게 우리 언론의 실상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일이다. 오늘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사를 보았다.
배기동 前(전)국립중앙박물관장, 나종민 전 문체부 1차관, 신경민 전 국회의원. 20일 오전 9시 30분 한 언론이 보도한 문체부장관 후보자들이다. 언론은 이들 3명으로 압축됐다고 했다. 그러나 1시간도 안 돼 오보로 판명났다. 황희 민주당 의원이 장관에 내정됐다. 언론이 이처럼 보도하면 신뢰를 잃는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 한다고.
이런 보도는 하지 않는 게 훨씬 낫다. 오풍연닷컴은 비록 1인 매체이지만 이 같은 황당한 보도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예상 보도도, 주장도 다 좋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지면 독자들도 등을 돌린다. 특히 인사 관련 보도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는 안 된다.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병폐이기도 하다.
메이저 언론이라고 다르지 않다. 최근 조선일보 보도를 본다.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단독이라며 ‘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에 박영선 대신 김동연 나올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영선) 장관이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 장관이 불출마 결심을 굳히면 김 전 부총리가 다음 주에 출마 선언을 하고 입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여러 언론이 받기도 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 김동연이 여야 모두와 접촉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양측에 출마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오보를 낸 셈이다. 조선일보도 김동연을 취재했을 터. 김동연이 조선일보에는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을까. 그렇지 않으리라고 본다. 결국 조선일보가 작문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다. 나는 하루에 칼럼을 여러 개 쓰는 날도 있다. 그 때마다 팩트 체크는 확실히 한다. 간혹 틀리면 바로 정정한다. 예상 기사라고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아니면 말고가 제일 무책임하다. 한국 언론이 반성할 대목이다. 오보가 너무 많다. 인사 기사를 쓸 때 조심하자. 무엇보다 정확한 취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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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