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주식시장 과열을 우려해 은행권에 신용대출 규제 강화를 권고한 사이, 보험사들도 불황형 대출로 알려진 보험약관대출 금리확정형 상품에 대한 가산금리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이 서민경제 지원 명목으로 약관대출 금리를 낮추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KDB생명과 흥국생명, DGB생명이 금리 확정형 보험약관대출 가산금리를 내렸다. KDB생명은 금리확정형 보험약관대출의 가산금리를 기존 연 2.44%에서 1.99%로 0.45%포인트 인하했으며, 흥국생명과 DGB생명도 각각 2.6%, 2.3%에서 1.99%로 내렸다.
앞서 지난 12월에도 교보·푸르덴셜·처브라이프생명, 오렌지라이프, IBK연금보험 등 6개 생보사의 약관대출 금리확정형 평균 가산금리를 낮췄다.
교보생명의 지난달 보험약관대출 금리확정형 평균 가산금리는 2.29%로 전달 2.55%보다 0.26%포인트 하락했으며, 처브라이프도 1.99%로 전달 대비 0.31%포인트 내려갔다.
푸르덴셜생명은 1.96%로 전달 대비 0.01%포인트 내려갔으며 오렌지라이프도 동일하게 떨어져 1.98% 수준이었다.
IBK연금보험은 0.02%포인트 떨어진 1.37%를 나타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존 은행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해지환급금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이다. 은행 등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거부 받은,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보험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데, 상대적으로 고금리다. 이에 제 때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돼 손해를 입게 된다.
보험약관대출 금리는 판매 보험 상품의 기준금리(예정이율·보험사가 가입자에 보장하는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서 산정된다. 이에 가산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금융당국은 보험약관 대출금리가 높다면서 생보사의 보험계약대출 금리 인하 방안을 추진해왔다. 가산금리 산정요소 중 금리변동 위험 항목을 삭제하고, 예비유동자금 기회비용을 축소해 금리 인하를 유도했다.
당국은 예정이율이 높은 상품의 기준금리는 높지만, 가산금리는 낮출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금감원은 생보사를 대상으로 보험약관대출 현황과 가산금리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