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올 초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얘기를 꺼냈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더 궁지에 몰릴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어렵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기는 어렵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낙연은 사면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게 나을 뻔 했다. 정치인에게는 민감한 사안을 꺼낼 때 이것 저것 잴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낙연은 사면 얘기를 꺼낸 뒤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이날 당분간 사면 얘기를 꺼낼 수 없도록 못을 박음으로써 이낙연도 체면을 구겼다. 집권당 대표가 실 없는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이낙연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사면 관련 답변에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며 고개만 끄덕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엄청난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이로 인해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다"면서 "국민들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 법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고 강조했다. 사면을 두고 국론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사면이 대통령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 사면 얘기는 나오지 않을 듯 하다. 대통령이 이처럼 주문했는데도 사면 얘기가 나오면 레임덕으로도 비쳐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이낙연은 이것 말고도 악재가 있었다. 양정철의 권유로 사면 얘기를 꺼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낙연 측은 양정철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면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과연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면도 정치적 이슈였기에 자연스럽게 나왔을 공산이 커서다.
민주당 안에서는 문 대통령의 사면 발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결국 이낙연이 당과 따로 놀았다는 얘기다. 정청래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옳다.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고 외쳤던 국민들의 일반 상식의 눈높이에 맞는 말씀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낙연이 던지는 공마다 되돌아오는 형국이다. 어떤 돌파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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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