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손혜원이 양정철을 한 방에 날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2017년 5월에 보냈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과 함께 양정철을 버렸다는 것. 글쎄다. 손혜원의 말을 100% 믿지 못한다고 해도 양정철이 입을 타격은 상상 이상이다. 양정철은 이같은 손혜원의 주장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박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연 문재인이 버렸을까. 나는 60%쯤 버렸다고 본다. 양정철을 가까이 두지 않는 게 그렇다. 문재인은 사람을 거의 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양정철은 버림 받은 셈이다. 손혜원은 양정철을 평가절하 했다. 나도 일정 부분 동의하기는 한다. 양정철이 너무 나댄 측면도 없지 않다.
사실 양정철은 별 볼일 없다.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과대평가 됐다고 할까. 다음 대통령 선거 때도 스멀스멀 기어 들어와 역할을 하려 할 것이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나도 그렇게 본다. 결론적으로 말해 양정철이 더는 나서지 말아야 한다. 그의 스타일이 아주 못 마땅하다. 겸손부터 배웠으면 한다.
나는 양정철을 잘 알지 못 한다. 내가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사람을 쓰지 않을 것 같다. 이번에 대통령 비서실장 물망에 올랐던 양정철을 쓰지 않고 유명민 실장을 기용한 것을 잘 했다고 평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비서실장은 합리적인 사람을 써야 한다. 양정철은 균형 감각 측면에서 모자란다고 본 까닭이다.
문 대통령은 야인 시절 양정철과 탁현민만 데리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 함께 걷고 숙박을 했음은 물론이다. 많은 사람들이 둘을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보는 근거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탁현민을 곁에 두고 있다. 잠시 청와대를 내보냈다가 다시 불러들였다. 하지만 손혜원 말처럼 양정철은 부르지 않았다. 거기에는 필경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의미심장한 글이 올라왔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도 불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렸다. 전체 맥락을 보면 손혜원의 주장이 얼토당토 않은 것 같지는 않다. 윤건영은 양정철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왜 그랬을까.
윤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끔 소주 한잔을 마실 때면, (양 전 민주연구원장은) 야당이나 보수언론의 공격보다 내부의 이야기에 더욱 상처받았다"면서 "형을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는 "양비"(양 비서관)로 부른 뒤 "속 이야기를 제대로 못 해 참 답답하다"면서 "술 한 잔 한다. 지독히 외로움을 겪을 형을 생각하며, 반드시 성공해야 될 문재인 정부를 생각하며 마신다"고 적었다.
손혜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둘의 싸움에 끼어들려 하지 않을 듯 하다. 권력을 두고는 항상 암투가 벌어진다. 대통령과의 사이를 벌려놓으려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양정철도 그 대상이 아닌가 싶다. 권력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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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