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회장, 실적 중심 경영 일변도...한투증권, 자본 적정성 악화 및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잡음 시달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자기자본대비 위험익스포져 비율로 새로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해본 결과 이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었고, 그 다음은 삼성증권이었다.
한신평은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한투증권과 삼성증권의 이 비율이 지난 9월말현재 모두 300%를 넘었다고 밝혔다.
위험익스포져란 지금은 괜챦아 보이지만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부실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자산들이다. 한신평은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 집합투자증권, 관계사 투자지분, 기업대출채권 사모사채 매입대출채권등 기업신용공여, 자체헤지& 비보장 파생결합증권, 우발부채 등을 합해 새로 산출했다.
이 비율이 300%를 넘으면, 신용등급이 BBB 선으로 떨어질수 있고, 200~300%는 A, 100~200%는 AA, 0~100%는 AAA 등급으로 분류할수 있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한투증권, 삼성증권 다음으로 이 비율이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300%선에 근접했으며, 신한 NH KB 한화 하나 미래에셋 하이투자증권등은 200~300% 대였다.100~200%대에는 신영 이베스트 교보 SK 현대차 유안타 케이프 증권등이 속했다. 0~100%대에는 IBK KTB 한양 대신 부국증권등이 속했다.
한신평은 코로나사태 장기화로 작년 6월이후 대형 증권사 위주로 요주의이하 여신이 급증했다며 작년 4분기에는 건전성 저하추세가 더 뚜렷해졌을 것으로 전망했다. 요주의이하 여신은 지난 9월말기준 메리츠증권이 8천억원선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투자증권 등의 순이었다.
자기자본대비 순요주의이하 여신 비중이 가장 놓은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이었고, 다음은 메리츠, 유진, 신한, SK 하나, 부국증권 순이었다.
한투증권은 연결기준 실적에 따르면 2017년 6조2005억원의 영업수익을 냈으며 이듬해 29.5% 늘어 8조318억원으로 상승했고 2019년 말에는 1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2018년 전년 대비 각각 6%, 5%씩 소폭 하락했으나 2019년 들어 크게 올랐다. 영업이익 8363억원, 당기순이익 6844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1분기 말 기준 시장점유율 11.6%를 달성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한국투자증권 ‘리스크'에 '휘청’...한국투자금융 핵심인 한투, 파생결합증권으로 적자 전환에 자본적정성 적신호까지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불안정해져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고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여 지난 1분기는 적자로 돌아섰다. 무려 11년 만에 발생한 첫 적자였다. 지난 해 상반기 9조7467억원의 영업수익을 내며 전년 동반기 대비 65.8% 증가했다.
금융자산(부채)평가및처분이익과 외환거래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영업수익이 증가한 요인이 됐다. 반면 같은 기간 수수료 비용, 금융자산(부채)평가및순손실, 외환거래손실도 크게 늘어났고 결국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6.8%, 60.3% 줄었다.
한국투자증권 ‘팝펀딩’ 환매중단 355억원, ‘불완전판매’ 논란...“팝펀딩 부실가능성 사전에 알았다면 사기” 주장도
한편 지난 해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사기판매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투증권이 판매한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와 관련하여 지난 해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자 일부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피해를 주장한 것이다.
‘팝펀딩’은 홈쇼핑업체, 오픈마켓 판매업체 등 중소기업의 재고 자산 등을 담보로 하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려주는 동산담보 대출업체다. 지난해 11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팝펀딩 물류창고를 방문해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중 투자 원리금 상환일정을 연기한 펀드는 자비스팝펀딩홈쇼핑벤더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5~6호와 ‘헤이스팅스더드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4~6호로 환매 중단 금액은 총 355억원에 이른다.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피해자대책위원회’의 투자자들은 법무법인 한누리를 선임해 한국투자증권 등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대책위에는 한국투자증권 분당 PB센터에서 판매한 ‘자비스팝펀딩홈쇼핑벤더’와 ‘헤이스팅스더드림’ 투자자 9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투자금은 1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책위는 펀드 가입 당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사모펀드의 위험성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으며, 계약서 작성, 투자성향 분석 등의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품 설명시 ‘이전에 환매가 잘 된 상품이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으로 유망하다’고 설명했을 뿐 상품에 대한 위험 고지 등 정확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투자자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팝펀딩의 문제점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판매사로서 펀드 운용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완전판매 정황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판매사로서 고객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