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연말마다 강세를 보였던 은행주들이 올해에는 매서운 바람을 맞고 있다. 결산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28일까지 주식을 사야 하지만, 지난주부터 은행주들의 부진은 심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에 배당을 줄이라고 권고한 게 영향을 미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4대 금융사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1.39% 떨어진 3만5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B금융은 1.33% 하락한 4만455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이 밖에 신한지주는 1.04% 후퇴한 3만3150원을 기록했다.
통상 은행주는 연말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배당 기산일에 맞춰 주식을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주식시장 폐장일은 오는 30일로 결산배당을 받기 위해 28일까지 주식을 사야 하지만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해와 같은 고배당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로 발생될 수 있는 잠재적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히 자금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금융사들에게 지난 봄부터 얘기해왔다”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놓고 적정하게 배당하면 좋지 않겠냐는 것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3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사후 대응 차원에서 배당 자제 방침을 밝혔다. 그는 “순이익의 15~25% 사이로 금융사들과 배당 성향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배당을 지급하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나중에 배당해도 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들의 올해 연말 배당이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온다. NH투자증권은 국내 7개 은행(KB·하나·신한·우리·BNK·DGB금융지주·기업은행)의 올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 평균을 전년 평균 24.3%보다 줄어든 23.7%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