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가상자산 시가총액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플(XRP)이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소송 당할 위기에 처해졌다.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13억 달러(약 1조4500억원)를 모집한 혐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을 상대로 증권법 위반을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고 비트코인익스체인지가이드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23일 전했다. 리플을 유가증권으로 볼 것이냐 통화로 볼것이냐를 두고 SEC와 리플은 수년째 분쟁을 벌여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플은 2012년 국경 간 빠른 지불결제 구현을 목표로, XRP 토큰을 만들어 배포했다. 발행된 XRP는 총 1000억 개로, 이중 550억 개는 리플이 보유하면서 분기마다 일부 판매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에 SEC는 XRP를 증권으로 판단하고, 리플이 XRP를 판매·거래하기 전에 SEC에 등록하지 않은 것이 투자자 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SEC의 스테파니 아바키안 집행과 총괄은 “리플과 경영진이 미등록 상태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개의 XRP를 지속 제공·판매했다”며 “이런 행위는 잠재적 구매자들이 XRP 및 리플의 비즈니스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차단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리플 개발사인 리플랩스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와 크리스 라슨 공동 창업자 등 주요 임원에 대해서도 연방 법원에 기소할 계획을 밝혔다.
다만 리플의 갈링하우스 공동창업자는 XRP가 증권이 아닌 ‘통화’라고 주장하며, SEC제소에 대해 항변하고 있다. 그는 “법률과 사실 관계에서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반박하며 “XRP는 화폐이고, 투자 계약서로 등록될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국제 송금 용도로 개발된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의 영향을 받아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개념을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송금과 국경 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편 SEC의 소송 소식이 전해진 후 리플은 이틀째 내림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 기준 전일 대비 22.53% 폭락한 0.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