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자금 유동성이 한달 새 35조원 가까이 늘며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뒤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요구불예금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또 부동산·주식 등 빛투·영끌 행렬에 동참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 자금을 단기로 굴리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은행은 15일 시중 통화량을 뜻하는 광의통화(M2 평잔)가 지난 10월에 3150조 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4조 7000억원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1986년 통계작성 이후 월별 증가액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 5월(35조4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컸다. 1년 전과 견주면 9.7% 늘어 전월(9.2%)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이 가운데 현금통화와 수시입출식·요구불 예금으로 이뤄진 좁은 의미의 통화(M1)는 1135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8% 급증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이 벌어졌던 지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9조6000억원)과 결제성 자금인 요구불예금(7조원)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이른바 열끌·빛투 열풍에 따른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통장에 넣어두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M2를 경제 주체별로 보면, 가계·비영리단체가 지난 10월 한 달 18조 5000억원 증가했으며 기업과 기타 금융기관도 각각 10조 7000억원, 9조 8000억원 늘었다.
10월에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은 10조원 넘게 불었다. 이는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이 7조원 가까이 늘었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등 주식 자금 수요가 더해졌다.
한은은 “전월 말 한가위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의 수시입출식 예금이 늘었고 기업은 2년 미만 금전신탁과 외화예수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협의통화로 불리는 M1 역시 10월 중 1.5% 증가하며 1135조2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M1 증가율은 1년 전에 비해선 27.8%를 기록해 2002년 5월(28.4%) 이후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