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분자진단 기업 씨젠이 연간 목표매출 초과 달성을 기념해 배당금을 전해보다 15배 늘린다고 발표했다.
분자진단 기업 씨젠은 14일 공시를 통해 올해 연간 매출 1조원을 초과 달성, 경영 성과를 주주에 환원하기 위해 올해 주당 배당금을 150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젠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의 경우 818억원(1분기)→2748억원(2분기)→3269억원(3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398억원(1분기)→1690억원(2분기)→2099억원(3분기)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이 1220억원이므로 1년 새 약 10배 가까이 매출이 오른 셈이다.
씨젠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씨젠 분자진단 시약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진단 시약뿐만 아니라 기존의 자궁경부암, 성감염증, 소화기질환 등 다른 시약 수요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젠의 예상 주당 배당금 1500원은 지난해 배당이 주당 100원인 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5배 증가하는 것이다.
씨젠 관계자는 "실적 등에서 적절한 상황이 나와 배당 등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친화적인 움직임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배당금 인상 발표가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씨젠은 올해 엄청난 성장 속도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속속 내놓음에 따라 진단키트에 대한 업황 전망이 나빠져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바이오 기업들은 자사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각국 조건부 혹은 긴급 승인 방침을 알리고 수출 물량까지 추산해 주가 하락 방지에 힘을 기울였으나 씨젠은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지난 8월 32만원대까지 치솟던 씨젠의 주가는 전 거래일 21만원대를 기록했다.
씨젠이 올린 배당금이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씨젠의 올해 영업이익이 6000억원 초과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15배 올린 배당금이 여전히 적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씨젠의 올해 말 주가가 20만원을 유지할 거라 볼 때, 배당금 1500원은 시가배당률 1%도 되지 않는다"면서 "내년 생산 능력을 5조원까지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것이 오히려 주가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이날 씨젠 주가는 전 거래일에 비해 1만4000원(6.91%) 오른 21만65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