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흔들리고 있다. 대권주자 지지율 1위는 예전 얘기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조사에서는 이재명 윤석열에게 뒤지기 일쑤다. 때문인지 매우 초조해 하는 인상을 풍긴다. 헛발질을 하는 게 그렇다. 나는 처음부터 이낙연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국무총리로 한창 인기가 있을 때도 그랬다. 거품으로 보았던 것이다.
나는 이낙연의 화려한 말이 오래 못 갈 것으로 예상했다. 말의 정치는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사이다 발언은 반짝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치인, 특히 대권을 바라본다면 분명한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낙연에게는 그것이 없다. 이낙연 하면 떠오는 게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무엇 하나 생각나지 않는다. 그가 더 이상 뜨지 못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지지율 변화를 보자.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에게 4%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이재명 지사가 20%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대표는 16%를 얻어 2위를 기록했고, 13%를 얻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3위였다.
지난달 같은 갤럽 조사(11월 10~12일)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는 19%로 동률을 기록하며 공동 1위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했고, 이 지사는 1%포인트 오른 것이다. 윤 총장도 2%포인트 상승했다. 이른바 3강 가운데 이낙연만 지지율이 빠졌다. 이 같은 추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커 이낙연 측은 초조해 하는 것 같다.
더군다나 이낙연의 견고한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호남, 민주당, 진보층에서도 이재명에게 바짝 쫓기거나 추월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낙연 측에서 볼 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재명은 호남에서 이낙연을 제치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호남은 이낙연의 정치적 고향이어서 충격적이다. 이재명은 진보층, 문재인·민주당 지지층 등 이른바 여권 핵심지지층에서도 지지도가 급반등했다. 그는 진보층에서 이낙연을 8%포인트 차이로 역전했으며, 민주당·문재인 지지층에서도 3~5%포인트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호남의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요즘 이낙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낙연은 안 될 것 같다고 얘기들 합니다.” 그런 낌새가 여론조사에서도 읽혔다. 이재명은 광주·전라 지역에서도 이낙연을 제쳤다.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은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에 5번 당선됐고, 전남지사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이 27%의 지지를 기록한 반면 이낙연은 2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낙연은 지난 달 같은 갤럽 조사 지지도(37%)보다 11%포인트 급락했고, 이재명은 지난 달(21%)보다 6%포인트 올랐다.
이낙연에게 반전카드가 있을까. 추미애-윤석열 갈등에서 추미애를 적극 옹호하고, 공수처법 개정을 밀어붙일 기세이지만 무엇 하나 여의치 않다. 오히려 똥볼을 차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보는 한 대책이 없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