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나는 2000년 10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청와대 출입기자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이다. 이 기간 중 마지막 1년 6개월은 청와대 전체 기자단 간사로 DJ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20년 전과 비교하는 것이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오풍연 칼럼을 통해 문 대통령을 수없이 비판한 바 있다. 오죽하면 빵점짜리 대통령이라고도 했을까.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청와대 참모진도 문제가 많다. 무엇들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어려우면 그것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는 것이 맞다. 그런데 노영민 비서실장과 각 수석들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앞에서도 “노”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추미애-윤석열 사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나는 대략 4개월 전부터 둘의 동반퇴진을 주장한 바 있다. 엄밀히 따지면 추미애의 잘못이 훨씬 크고, 윤석열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때 정리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치는 윤석열이 한 게 아니라 추미애가 했다. 추미애는 오늘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을 적으로 돌렸다. 국민들의 감정을 건드리려는 의도가 묻어 났다.
청와대 참모 중 누구 하나라도 “추미애는 안 됩니다”라고 했을까. 그래야 맞는 데도 말이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고, 긴 것은 기다라고 해야 한다. 나는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거나 살펴본 적이 없다. 따라서 DJ처럼 평가할 수는 없다. 현재 참모들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청와대 발표 자료와 보도 내용 등을 보고 판단하는 게 사실이다.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식과 양심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
청와대가 가장 신경쓰는 대목은 대통령 지지율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임 이후 최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조사해 3일 발표한 12월 1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전주대비 6.4%포인트 내린 37.4%로 집계됐다. 마의 40% 벽이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같은 기간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부정평가는 57.3%로 5.1%포인트 상승했다. '모름/무응답' 은 1.3%포인트 오른 5.3%였다. 긍·부정평가 간 차이는 19.9%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2.5%포인트) 밖이다. 청와대는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레임덕의 신호로도 여길 수 있겠다. 문 대통령에게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참모가 있었더라면 지지율이 깨질 리 없다.
당장 노영민 실장부터 바꾸어야 한다.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을 더 어둡게 한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도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아니오”를 할 수 있는 참모들을 찾아보아라. 그것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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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