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상한' 셀트리온 회계(上)...서정진 회장의 '주식 마법' 실체는?
[특집] '이상한' 셀트리온 회계(上)...서정진 회장의 '주식 마법' 실체는?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0.11.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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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한 재고, 매출에 맞먹는 외상매출 관행 여전...외상으로 제품을 연쇄적으로 떠넘기며 매출-이익 사상 최고라고 발표
연구개발투자비의 분식의혹은 어느정도 해소...외국투자자, 본격적인 철수 움직임 보이는 등 자본이탈 방지가 최대 과제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서정진 회장이 대우자동차 동료 10여명과 어렵게 창업했던 셀트리온. 그 셀트리온 그룹이 창업 불과 20여년 만에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주가까지 급상승, 지난 6월엔 미국경제잡지 포브스가 서정진회장을 한국 갑부순위 2위로 올리기도 했다. 1위는 삼성 이건희회장.

그러나 이렇게 급성장한 셀트리온은 창업초기부터 끊임없이 분식회계와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사익편취 의혹에 시달렸다. 비정상적으로 매출채권(외상매출)과 재고자산을 늘려 매출과 순이익을 사실상 부풀렸다든가, 굳이 거치지 않아도 될 계열사에 해외판매권을 맡겨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이익을 크게 늘려주었다는 것 등이다. 연구개발비의 과다한 무형자산 편입 역시 편법으로 순이익을 늘려준다는 의혹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이제 세계적인 기업이 된 만큼 회계처리도 국제기준에 맞게 대폭개선했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그럴까? 금융소비자뉴스는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등을 통해 셀트리온 회계의 현주소를 시리즈로 분석한다.<편집자 주>

셀트리온 그룹 서정진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제품 판매대금을 나중에 받는 외상매출(매출채권)이 많으면 장부상으로 매출이나 당기순이익은 많이 나더라도 회사에 당장 현금은 그만큼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외상매출이 지나치게 많은 기업은 조심하라고 회계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마찬가지로 재고가 너무 많은 기업도 전문가들의 경계대상이다. 매출원가는 기초 제품재고액과 당기제품 제조원가를 합한 금액에서 기말 제품재고액을 빼 산출한다(매출원가=기초재고+당기제품제조원가-기말재고).

만약 기말에 제품재고를 크게 늘리면 매출원가가 그만큼 낮아져 장부상 매출총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그만큼 늘어난다. 기말에 재고를 지나치게 많이 쌓는 기업들이 분식회계 의혹을 많이 받는 이유다.

셀트리온은 창업초기부터 이와 유사한 방식의 회계를 전형적으로 구사해온 기업이다. 회사가 많이 커지고 글로벌화했으면 이제 이런 회계방식은 지양해야 할텐데,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분석결과 셀트리온그룹의 매출채권과 재고는 여전히 정도 이상으로 많았다.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생산 기업인 셀트리온은 자신이 직접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특수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해외판매권을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의 국내판권은 셀트리온의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이 맡고 있으나 금액이 크지 않다.

셀트리온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홀딩스(20.02%)이고,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그룹회장인 서정진 회장(95.51%)이다. 또 셀트리온헬스케어(이하 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24.33%)와 서정진(11.21%)이고, 헬스케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역시 서정진(100%)이다.

셀트리온그룹의 두 주력사인 셀트리온과 헬스케어는 서로 직접 지분관계는 없다. 하지만 지배관계를 거슬러 오르다보면 모두 서정진회장이 직간접 지배하는 형제회사다. 공시자료에선 관계사도 아니고 특수관계자라고 부른다.

셀트리온의 주요 지표(단위 : 억원, 개별기준)

 

20201~9

2019년 연간

2018년 연간

매출액

12,373

9,818

8,618

영업이익

5,500

3,599

3,349

당기순이익

4,272

2,862

2,543

영업활동현금흐름

2,824

5,346(1~9)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

3,739

6,328(1~9)

 

매출채권

1,1630(20209월말)

6,902(2019년연말)

6,894(2018년연말)

재고자산

3,497()

2,709()

1,259()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금이 매출의 30%도 안되는 매출구조...셀트리온, 1~9월 영업이익 5473억원, 당기순이익 4197억원으로 역대 최고실적 발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 1~9월 셀트리온의 총매출은 12373억원(이하 개별기준)인데, 9월말기준 매출채권은 11630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의 매출액중에는 그전에 헬스케어에 외상으로 넘겨준 제품재고가 뒤늦게 팔렸거나 당기재고가 팔려 들어온 현금이 일부 있을 것이다. 현금흐름표상 1~9월중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은 모두 3739억원. 따라서 이론적으로 볼 때 매출의 70% 가량은 제품은 헬스케어에 떠넘겼으나 돈은 아직 못받은 외상매출이라고 할수도 있다. 물론 다른 고려요소가 많아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매출채권 11630억원중 헬스케어에 대한 매출채권이 1819억원이서 매출채권의 93%가 헬스케어에 집중됐다. 지난 9월말현재 헬스케어의 재고가 11256억원이니 이론적으로는 셀트리온이 외상으로 출하한 제품들이 대부분 헬스케어에 재고로 쌓여있는 것이다.

현금이 매출의 30%도 안되는 매출구조인데도 셀트리온은 1~9월 영업이익 5473억원, 당기순이익 4197억원을 거두어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외상이라도 매출은 매출이니 이렇게 장부상 기록이 좋게 나온다. 매분기마다 이런 식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발표하면 주가는 그때마다 오른다. 이런 구조 덕분에 오른 주가가 서정진 회장 등 대주주들의 재산도 크게 불려 주었을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요 실적지표(단위 : 억원, 개별기준)

 

20209월말

201912월말

201812월말(연결)

유동자산

33,669

25,727

27,933

현금 및 현금성자산

1,506

2,034

2,403

재고자산

11,256

12,837

16,969

유동부채

13,405

9,246

12,791

자본잉여금

14,077

13,906

13,770

이익잉여금

6,846

3,583

2,674

매 출

17,302(1~9월누적)

8,643(연간누적)

7,134(연간누적)

영업이익

4,030()

1041()

-251()

당기순이익

3,333()

851()

113()

영업을통해 창출한 현금

1,523()

1,583()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셀트리온헬스케어, 헝가리 현지판매법인에 9월말 현재 9555억원 매출채권 보유...제품매출이 7950억원보다 더많은 재고 쌓여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팔라고 떠넘겨준 제품을 정말로 팔아 대금을 셀트리온에 되돌려주거나, 못팔아 재고로 떠안고 있는 구조인데, 못팔고 떠안고 있거나 또다시 자신의 계열판매사로 떠넘기는 구조가 압도적이다. 지난 1~9월 매출은 17302억원이고, 9월말 현재 재고는 11256억원이다. 1~9월중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1523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4030, 당기순이익은 3333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역시 신기록들.

문제는 헬스케어도 헝가리 현지판매법인에 9월말현재 무려 9555억원의 매출채권을 갖고있다는 점이다. 헬스케어가 헝가리법인에 출하한 1~9월 바이오시밀러 제품매출이 7950억원이었는데, 이 매출보다 더 많은 외상매출이 역시 헝가리법인에 쌓여있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헬스케어에, 헬스케어는 다시 헝가리법인에 외상으로 제품을 떠넘기고는 자신들은 매출과 이익이 사상최고라고 떠들고 있는 셈이다.

법상 분식회계는 아니라고 해도 기말재고나 외상매출을 너무 많이 늘려 장부상 이익을 그만큼 더 많아 보이게 한다는 회계학교과서들의 지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사례들이다.

특히 헬스케어의 경우 셀트리온의 해외 판매를 독점 수행하는 처지여서 제품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아두더라도 어느 정도의 구매 대금을 셀트리온에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헬스케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이익에 비해 항상 적다. 심지어 작년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였다. 이익은 많이 나도 장부상 얘기이지, 실제 영업과 관련해 들어온 현금과 나간 현금을 따져보니 남은 현금은 한푼도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였다는 뜻이다.

기업이 글로벌화하고 커질수록 이런 양태들은 없어져야 할텐데, 양사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최근 몇 년간 오히려 늘고 있다. 2018년말 6894억원이던 셀트리온의 매출채권은 작년말 6902억원, 지난 9월말 11630억원 등으로 오히려 늘고 있다.

헬스케어의 기말재고는 2019년말 12837억원에서 지난 9월말 11256억원으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헬스케어가 헝가리법인에 떠넘긴 외상매출은 5486억원에서 9555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헬스케어 전체의 매출채권도 작년말 7448억원에서 올9월말 1323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자신의 재고는 줄이는 대신 자회사들인 헝가리법인 등에 외상출하를 대폭 늘린 것이다.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본사

셀트리온 헬스케어의 과다한 재고, 2016년 헬스케어의 상장 때도 이미 문제 돼...전문가들 "회계가 실상 제대로 반영 못해서 문제"

셀트리온이 아무리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을 잘 생산해도 헬스케어와 그 해외자회사들이 제대로 팔지못하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셀트리온그룹의 진면목을 보려거든 헬스케어의 재무제표들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재무전문가들은 말한다.

위에서 보듯 헬스케어가 올해 영업을 잘했다고 떠들지만 실제로 들어온 현금은 얼마 안되고 나머지는 해외법인 등에 떠넘긴 외상매출인 것이다. 헬스케어에서 진정한 매출과 이익이 이루어져야만 셀트리온그룹이 정말로 실속까지 커졌다고 할수 있는데, 보다시피 아직은 그렇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헬스케어의 과다한 재고는 지난 2016년 헬스케어의 상장때도 이미 문제가 됐던 사안이다. 김형기 당시 셀트리온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일부에서 우려할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재고자산의 소진여부가 상장의 핵심변수가 아니며 경영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해명한 적이 있다.

20114030억원이던 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이 2014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자 셀트리온의 물량을 떠안은 헬스케어가 정작 제품을 팔지못해 창고에 쌓아놓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많이 제기됐던 때다. 김사장은 헬스케어에 수천억을 투자한 JP모간 계열 사모펀드 원에퀴티파트너스(OEP)와 싱가포르 테마섹의 자회사인 아이온(ION) 인베스트먼트 등이 재고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지나치지 않았을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외국투자자들은 주가가 올라 거액의 투자차익만 확보되면 언제든 투자주식을 팔고 엑시트(탈출)하는 속성이 있다. 재고를 늘리고 장부상 이익을 많이 내 주가를 올려준다면 무슨 방법인들 싫어할 사람들이 아니다.

이미 이 두 외국투자자들은 본격적인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74월 헬스케어가 코스닥에 상장될 때 OEP18.1%, 아이온은 12.6%의 지분을 각각 확보하고 있었다.

이후 두 회사는 헬스케어 시가총액이 상승할때마다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인 '블록딜'을 통해 차익 실현을 자주 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헬스케어 주가가 급등한 올들어 OEP는 남은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다. OEP는 수차례의 주식매각을 통해 2018년 이후에만도 2조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이온은 아직 7.53%의 잔존지분을 보유중이다. 하지만 이것도 완전청산이 시간문제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경영 및 회계방식의 한계, 점점 레드오션이 되고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현실, 서정진회장의 은퇴소식 등을 종합검토해 OEP가 주가최고점일 때 종결 블록딜을 결행했다고 보는 해석들도 있다.

전문가들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과 헬스케어가 합친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시켜 이 모든 의혹들을 한꺼번에 불식시켜야" 강조 

경영학 교과서에서 적정재고란 수요를 100% 만족시키되 재고투자의 절감이라는 경제성과 적기수요 충족이라는 효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재고수준을 말한다. 계속 공급의 원칙이 이루어지려면 재고고갈 현상이 없어야하며, 경제성확보의 원칙이 이루어지려면 초과재고현상이 방지되어야 한다.

교과서적으로는 이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느선이 적정재고냐고 따진다면 그 기업이 처한 시장상황이나 제품, 업종의 종류에 따라 기업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재고나 외상매출이 많더라도 경영을 잘 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 정답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과 헬스케어를 보면 누구나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보기 어려운 극히 드문 사례다. 더군다나 셀트리온과 헬스케어는 이런 비정상을 2014년이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래 전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위해 나서는 곳이 없어 서정진 회장 개인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를 담당하도록 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두 회사가 하나라면 생산부서에서 영업부서로 제품을 옮긴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셀트리온의 이런 재고전략을 안전재고전략이고도 부른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 제품수요가 폭증할지 모르므로 적기공급을 위해 항상 재고를 많이 쌓아둔다는 것이다. 취지는 좋지만 재고와 외상매출이 상당부분인데, 회계만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해야 하지않을까.

당장의 해결책은 헬스케어가 실제 영업실적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개선되고, 재고와 매출채권도 줄어들고, 셀트리온의 매출채권도 줄어든다. 바이오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인 방안은 셀트리온과 헬스케어가 합친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시켜 이 모든 의혹들을 한꺼번에 불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측은 "헬스케어를 판매할 회사가 없어서 판매목적으로 설립했다"고 해명했다.

셀트리온 홍보실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제조공정 소요기간, 각 국가별 허가 시점과 판매 목표, 생산 일정 및 능력, 각 채널로의 의약품 공급 기간 등을 고려하여 9~12개월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안전재고 보유기간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셀트리온의 공장이 내부/외부의 요소로 인하여 생산을 중단하게 되거나, 각 국가 규제기관으로부터 품질문제로 생산중단을 요구 받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생산시설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품의 부족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의약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어 공급 이슈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에서는 의약품에 대한 공급안전성을 계약 선정 과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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