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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선포식 날 살인사건 발생, 새마을금고 '난맥상'만 부각
비전 선포식 날 살인사건 발생, 새마을금고 '난맥상'만 부각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11.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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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차훈 중앙회장, 자산 200조 돌파로 야심찬 비전 선포했으나 내부문제로 발목 잡혀...12월엔 불법선거 관련 법원 선고도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산 200조원 돌파를 기념해 지난 23일 야심차게  '새마을금고 비전 2025'를 선포했으나 같은 날 발생한 대구 새마을금고 살인사건으로 얼룩져버렸다. 이날 MG새마을금고는 3개 부문에 걸쳐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으나 같은 날 터진 대구 새마을금고 살인사건으로 새마을금고 자체의 난맥상이 부각되며 비전 선포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이런 가운데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창립 57년 만에 자산 200조원 시대를 열며 '앞으로 100년 ! The Smart MG·더 따뜻한 새마을금고'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새마을금고는 신성장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비금융사업 진출을 꾀하며, 도시와 농촌 사이 연계사업을 통한 상생경영을 제시했다. 디지털 결제 등 비대면 시대에 맞는 금융환경을 구축하고, 태블릿 지점을 통한 회원 편의 서비스와 챗봇 도입 등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친환경 사업 확대, 새마을금고 역사관 건립, 새마을금고 국외 설립 전파 등을 장기 목표로 잡고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자산 200조원의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상생의 가치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 국민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대구 신암동에 있는 새마을금고에서 오전 11시 20분께 60대 전직 임원이 휘두른 흉기에 30대 여직원과 40대 남자 직원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며 비전 선포식보다는 살인사건에 국민들의 시선이 몰렸다. 

60대 전직 임원은 극단적 선택으로 농약을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찰은 원한관계에 의한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업계 등에 따르면 60대의 전직 임원은 대구새마을금고 감사를 지냈으며 재직 시 성추행으로 고소 당해 소송이 진행됐고 당시 주변 직원들의 양심고백으로 성추행범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60대를 성추행범으로 몰았던 두 직원이 최근 복직해 "소송 시 변호사선임비용 등을 공금으로 사용하였다"며 그를 공금횡령으로 다시 고소했으며, 이번 두 피해자가 이와 연루되었다는 것이다. 

사건을 단순한 원한관계로 볼 수도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새마을금고 체계의 난맥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회장 및 지역 이사장 선거를 둘러싼 금품살포 시비, 비일비재한 연고채용과 이에 따른 줄서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앙회 측 관계자는 전날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영업장소에서 비극적인 일이 발생해 고객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빨리 수습하여 불안감을 없애고 장기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대구의 새마을금고.
▲살인사건이 발생한 대구의 새마을금고.

"중앙회, 비전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새마을금고 조직 추스려야" 

상호금융업계에서는 전국에 걸쳐 1300개에 달하는 새마을금고를 일일이 관리감독할 수는 없지만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성격 상 책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차훈 중앙회장이 2025 비전을 본격 추진하기에 앞서 새마을금고 조직을 추스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우선 대구MG 사건에서와 같이 새마을금고에는 청원경찰 등 경비 인력이 없어 강도나 흉기 난동 같은 강력범죄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시중 은행과 달리 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 등은 경비인력 배치가 권고사항일 뿐이기 때문이다.

박차훈 중앙회장은 새마을금고 자산 200조원을 이끌고 재무건전성을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2008년 부임하고서 새마을금고의 순이익은 2017년 6145억원에서 2018년 7027억원, 2019년 7227억원으로 늘었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8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로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금융본부를 신설해 올 5월에는 기존 스마트뱅킹을 고도화한 ‘MG더뱅킹’을 출시하고 11월에는 고객콜센터를 고도화함으로써 온라인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올 2월부터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고객을 위한 긴급금융지원도 실행해 1조6000억원대의 긴급자금대출과 상환유예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2022년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회장이 취임 전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 등에게 금품을 돌린 혐의로 오는 12월 법원 1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차훈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2018년 1월까지 새마을금고 회원 111명에게 1,546만원 상당의 명절 선물과 골프장 이용권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중앙회장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시행했으며,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받으면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직선거법과 마찬가지로 당선무효가 된다.

새마을금고의 후진적인 선거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위탁선거법 상 선거사무 임의위탁단체인 새마을금고를 농협이나 수협 같이 의무위탁 단체로 바꾸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위탁 시에도 일반적인 선관위의 진행 절차와 관련된 제한만 받는 새마을금고가 선거 기간 중 기부행위에 제한을 두는 조항을 적용받지 않아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며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과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5일 대표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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