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저금리 장기화와 정부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제2금융권, 특히 생명보험사의 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생명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47조2653억원으로 올해 초(43조2628억원)와 비교해 9.3% 늘었다.
생보사 주담대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29조원에서 2016년 35조원, 2017년에 38조원으로 증가했으며 2018년엔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올해 정부의 은행의 주담대 강화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보험사를 통한 대출 수요가 더욱 늘렸다.
아울러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담보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를 인하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주요 생보사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지난 6월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인 2.41~3.08%까지 떨어져,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고, 보험사는 국고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한다.
11월 현재 생보협회 대출 공시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들의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교보생명 2.60~3.72% ▲삼성생명 2.43~5.01% ▲한화생명 2.70~3.80% ▲흥국생명 2.95% 등이다.
보험사 대출 규제가 은행권보다 느슨한 것도 보험사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줬다.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시중은행의 경우 40%지만, 보험사의 경우 최대 60% 까지 가능하다. 은행보다 대출금이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내년부터는 50%, 2022년 40%까지 단계적으로 떨어질 예정이다. 은행 주담대 평균 이자율(연 2.60%)과 차이가 크지 않은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DSR은 연 소득 대비 전체 가계부채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5000만원을 버는 사람이 2000만원을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갚는데 쓰면 DSR이 40%로 계산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면서 요즘엔 은행권 대출에서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이나 담보가치가 높을 경우 보험사가 은행보다 좋은 조건에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평균 대출금리는 은행이 낫다"며 "보험사가 무조건 좋다고 보기보다는 본인의 상황과 우대조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