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주택을 5채 넘게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인 것으로, 주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공개한 '2019년 주택소유통계' 세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으로 주택 5채 이상을 소유한 자는 11만8062명이었다. 이는 2018년(11만7179명)보다 0.75% 증가한 것으로,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2012년 8만6288명이었던 5주택 이상 소유자는 20015년 10만4548명으로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총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5채 이상 다주택자는 2017년 11만4916명에서 2018년 11만7179명, 지난해 11만8000여 명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택을 10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도 4만2868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4만2823명)보다는 0.10% 증가했다.
통계 작성 기준으로 '최다 다주택자'로 분류되는 주택 51채 이상 소유자도 1년 전(1882명)보다 4.35% 늘어난 1964명으로 집계됐다.
대출 제한,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정부의 잇따른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력한 규제책에도 5채 이상, 10채 이상, 51채 이상 다주택자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소유 주택이 한 채도 없는 무주택가구도 증가했다.
지난해 일반 가구 2034만3188가구 중 소유 주택이 단 한 채도 없는 무주택 가구는 43.6%에 달하는 888만6922가구였다. 이는 전년 874만5282가구보다 1.6%(14만1640가구)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0만1514가구로 전년(195만5343가구)보다 2.4%(4만6171가구) 늘었는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주택 소유 가구(189만4875가구)보다 무주택 가구 수가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세 미만이 142만1843가구로 1년 전보다 7.9%(10만4370가구)로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30대 무주택 가구는 183만3372가구로 전년 대비 0.1%(1412가구) 늘었는데,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