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아시아나 인수' 한진그룹 오너 갑질 막을 수 있을까
산은, '아시아나 인수' 한진그룹 오너 갑질 막을 수 있을까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0.11.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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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과의 투자합의서에 윤리경영 안전장치 마련...위약금 5천억 등 7대 의무 명시
KCGI,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유상증자는 불법"...아시아나 인수 급제동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윤리경영을 투자합의서에 명문화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한진그룹 일가의 잇따른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날 산은과 신주인수계약(신주인수대금 5000억원) 및 교환사채 인수계약(3000억원)을 통해 총 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한진칼 지분 10.66%를 보유하게 될 산은이 한진칼 경영을 견제·감시하기 위해 투자합의서에는 한진칼이 지켜야 할 7대 의무 조항을 명시했다.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과 경영평가위원회가 대한항공에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감독할 책임도 포함시켰다.

한진 일가의 갑질이 발생하면 경영진 교체까지 할 수 있다는 내용도 투자합의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투자합의서에 엄격한 의무 조항을 삽입한 것은 혈세를 투입해 재벌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인수 추진이 재벌총수 지원과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석태수 한진칼 사장, 하은용 한진칼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한진칼 및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윤리경영을 위해 위원회가 설치되고,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오너 일가는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당 합의에 따라 산은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등 오너의 '갑질'이 발생하면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경영진 교체 등의 강수를 둘 수 있게 됐다. 경영성과가 미흡할 때도 경영진 교체나 해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 위원 등 선임과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 등도 의무 조항으로 포함됐다.

아울러 ▲ PMI(인수 후 통합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 ▲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 처분 등 제한 ▲ 투자합의서의 중요 조항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며,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 권한 위임 및 질권을 설정할 의무 등도 삽입됐다.

KCGI(강성부펀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법적 대응 착수

강성부 KCGI 대표가 올해 2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펀드)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KCGI를 비롯한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법원에서 KCGI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18일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한진칼 지분의 약 10%를 쥐게 되는 산업은행을 백기사로 맞이하여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며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민 혈세를 동원하고 한진칼 주주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번 거래는 자유시장경제의 본질과 법치주의의 관념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연대해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한 KCGI는 우호지분율 46.71%으로, 한진그룹 내 최대 주주다. 반면 조 회장측의 우호 지분율은 41.4% 수준이다.

산은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5천억원 규모의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지분율 10.66%의 주요 주주가 된다. KCGI 등 3자 연합은 42%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약 37% 줄어들 전망이다.

KCGI측은 법적 대응에 이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법원에서 KCGI측 손을 들어줄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러한 신주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며 "그럼에도 한진칼 이사회는 어떠한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신주발행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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