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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은 재벌에 대한 과도한 특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은 재벌에 대한 과도한 특혜"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0.11.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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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개연 "정부·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 백기사 자처한 꼴"...항공산업 재편으로 인한 향후 독점이익 제공
"대한항공 지분 직접 인수해도 가능해" ...지금 방식은 통합항공사 주주권 행사에 한계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한진그룹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산업은행의 지원 결정이 재벌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17일 "정부와 산업은행의 이번 딜 구조가 막대한 외부 자본 유입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한진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권 안정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향후 항공산업 재편으로 인한 독점적 지위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해주는 ‘재벌 특혜’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산은과 한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및 인수 방안은 ‘한진칼 →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의 구조로 재편하는 것이다. 먼저 산은이 한진칼에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여 총 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동시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2.5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여기에 한진칼이 7,272억원어치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1.5조원의 아시아나항공 신주(63.9%, 유상증자 참여)와 3000억원의 사모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경개연은 산은이 채권단 관리 아래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주체인 대한항공이 아닌 그 모회사 한진칼에 자금지원을 결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한진칼의 주주구성에는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식이 가능할 수 있는데, 산은이 굳이 한진칼에 자금지원을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및 항공산업 재편에 적극적으로 간여하기 위해서는 한진칼 주주의 지위보다 대한항공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더 타당한 의사결정이라는 점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경개연의 판단이다. 산은은 한진칼의 주주로서 한진칼 이사회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주주권 행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개연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할 경우 한진칼이 지주회사 행위규제상의 지분요건을 맞출 수 없게 되어 불가피하게 한진칼에 자금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교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만을 사용해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해도 한진칼의 대한항공에 대한 지분이 다소 희석되기는 하겠지만 지주회사 의무지분율 요건을 여전히 충족할 수 있다는 게 경개연의 주장이다. 교환사채의 비중을 더 늘리고 유상증자 참여 비중을 더 줄이는 방식으로도 대한항공에 대한 산은의 지분은 줄어들지만 산업은행 총지원 금액은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개연은 "특히 현재 한진칼이 조원태 회장 측과 KCGI 등 3자연합의 지배권 확보 경쟁이 첨예하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산업은행은 약10%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면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지위에 오르게 되는데 투자합의서의 실질적인 상대방인 조원태 회장 측에 우호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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