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이커머스 업체는 영업환경 악화 피할 수 없어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한국 시장에 우회 진출한다. 이에 양사의 협업으로 아마존은 글로벌 5위 수준의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고, 11번가는 네이버쇼핑과 쿠팡 양강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터넷 쇼핑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SKT는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최근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존재감이 줄어드는 상황을 타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우선 아마존이 11번가를 일종의 '배송대행지' 통로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이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아마존이 SK텔레콤과 제휴를 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아마존과 11번가가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을 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아마존의 강점인 풀필먼트(상품 보관 및 배송 대행) 서비스 방식을 국내에 적용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소비자로서는 현재 아마존 직구를 도와주거나 구매를 대행해주는 서비스 등이 있지만 11번가를 통해 직접 구매가 가능해지고 배송 시간도 줄어들면 이런 중간 단계를 거치며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이유가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쿠팡 로켓배송처럼 아마존 상품을 11번가 창고에 갖다 놓고 바로 파는 수준이 되려면 물류창고를 지어야 하는 등 시간이 걸리는 만큼 1∼2년 안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의 옥션·G마켓,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쿠팡, 아마존이 투자한 11번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의 영업환경은 상대적으로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국내 시장은 글로벌 5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영국이나 일본 시장을 추월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