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김중원 전 한일그룹 회장이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72세.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82년 부친 고(故) 김한수 회장의 별세 이후 그룹 회장에 올랐다. 국내 기업 최초로 1억 달러, 1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한일합섬을 주축으로 한일그룹을 재계 10위권으로 성장시켰다. 그룹 주력인 한일합섬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1973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86년 국제상사, 남주개발, 신남개발, 원효개발 등 구(舊) 국제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인수한 후, 1987년에는 비료생산 공기업인 진해화학까지 인수하며 사세를 급격히 키웠다. 93년에는 중국 허베이 성에 첫 해외 현지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96년에는 우성그룹의 계열사와 관계 회사를 대거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97년 외환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그룹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고인은 경제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87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 전 회장의 배구 사랑은 재계에서 유명하다. 73년 여자 실업배구단을 창단한 데 이어 83년부터 대한배구협회장을 지냈다. 협회장 재임 중에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올림픽(84년, 88년) 메달 획득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아 체육훈장을 받았다.
또 고인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근로 여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산업체 부설학교인 한일여자실업고등학교(현 한일여자고등학교)의 제2대 이사장으로서 마산·김해·수원· 대구에 각각 학교를 세워 교육 발전에 이바지했다.
장례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현지에서 가족장으로 치른다. 유족으로는 김효준 한효학원 이사장, 김재윤 한효재단 이사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