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과 식언(食言)...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후보 낸다고?
약속과 식언(食言)...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후보 낸다고?
  • 오풍연
  • 승인 2020.10.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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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쉽게 손댈 수 없듯이 당헌도 필요에 따라 주무르면 안 돼...그것을 하는 정당이 바로 민주당

[오풍연 칼럼] 얼굴 두껍기만 놓고 보면 민주당을 능가할 정당이 없다. 그들은 참 뻔뻔하다. 당 지부도 그렇고, 소속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도긴개긴이다. 이번에는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당헌도 개정하겠다고 한다. 현재 당헌으로는 후보를 낼 수 없어서다. 사실 정당의 당헌은 헌법과 같다. 헌법을 쉽게 손댈 수 없듯이 당헌도 필요에 따라 주무르면 안 된다. 그것을 하는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다.

민주당 당헌(96조)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5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 혁신위원회가 만든 조항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민주당이 서울 부산 시장 후보를 내면 안 된다. 서울 부산 시장 모두 성추행 등과 관련해 시장이 죽거나 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귀책 사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약속을 헌 신짝 버리 듯 할 모양이다. 당헌을 고쳐 후보를 내겠다고 공식화 했다. 이낙연 대표가 총대를 멨다. 이 대표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면서 “저희 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것에 서울·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후보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고, 오히려 공천으로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31일과 다음달 1일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한다. 찬성 의견이 많으면 다음주 중 당무위·중앙위 의결을 통해 당헌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투표는 하나마나다. 여기에 반대할 당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당원들에게도 책임을 미뤘다고 할까. 당헌 개정에 찬성하면 ‘다만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있을 경우에는 달리한다’는 식의 단서 조항을 붙여 서울·부산 시장 보선 공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 부산 시장 선거는 굉장히 중요하다. 2022년 대선의 전초전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곳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민주당이 당헌 개정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유권자가 그 판단을 해야 한다. 약속을 어기는 정당에 대해서는 매를 들 필요가 있다. 약속 번복을 식은 죽 먹 듯 한다면 안 될 일이다. 유권자들이 매운 맛을 보여주자. 그럼 어느 정당도 이런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정치는 신뢰가 중요하다. 서울ㆍ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무공천 해야 한다”고 했을 때 벌떼처럼 일어난 적이 있다.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나”(이해찬 전 대표)는 질타를 받았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온갖 비양심적인 일을 다하는데, 천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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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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