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 어록]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삼성 이건희 회장 어록]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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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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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특유의 투박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삼성 경영의 초석이 될 만한 다양한 발언 속에서 경영철학을 남겼다.특히 변화와 위기를 먼저 진단해내고, 적기에 던진 촌철살인과 같은 메시지는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나온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일갈'은 경영의 중심을 양(量)이 아닌 질(質)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고, 결과적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삼성'의 밑거름이 됐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불리는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삼성사(史)'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꼽히는 순간이자 이 회장의 생전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목된다.

이 회장은 신(新)경영을 선포한 1993년 6월 7일부터 8월 4일까지 68일간 독일, 스위스, 영국, 일본을 오가며 1천800명과 350시간에 걸쳐 간담회를 했다. 사장단과는 800시간이 넘는 토론을 이어갔다. 평소 '말하기'보다 '듣기'를 즐기는 과묵한 이 회장이지만 이 기간에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삼성그룹은 당시 이 회장이 한 발언을 33개 주제로 분류해 '지행 33훈'으로 정리했다. A4용지 8천500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지행이란 알고(知), 행동하며(行), 쓸 줄 알고(用), 가르치고(訓), 평가할 줄 아는(評) '지행용훈평'의 준말이다. 이 회장은 리더의 덕목으로 이 다섯 가지 요소를 꼽았다.

지행 33훈에 실린 가장 대표적인 경영 철학은 경영의 중심을 양(量)이 아닌 질(質)로 옮겨야 한다는 '질 경영'이다.질 위주의 경영으로 전환해야만 국제화·복합화·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며, 이를 바탕으로 21세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10년 후 이 회장은 '위기의식 재무장'을 주문했으며, 신경영 선포 20주년에도 "20년이 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의식은 이 회장이 제시한 장수 기업의 첫 번째 조건이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 '생각 좀 하면서 세상을 보자'에서 "진정한 위기의식은 사업이 잘되고 업계 선두의 위치에 있을 때 앞날을 걱정하는 자세"라고 정의했다.

미꾸라지가 있는 곳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튼튼해지는 방법을 터득하듯, 기업이 성장하려면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메기론'도 이러한 위기의식에 바탕을 뒀다.

반도체 특별전략회의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회장<연합뉴스>

◇ 기업 경영서 '디자인' 중시한 이건희…2014년부턴 '마하 경영'

디자인 경영도 이 회장이 강조한 경영철학 가운데 하나이다.

이 회장은 기획력과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디자인이 약하면 다른 요소까지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돼 상품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1993년 우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디자인 멤버십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1995년 디자인학교 삼성디자인스쿨(SADI)을 설립했다.

이어 1996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디자인 혁명의 해'로 정하고 우리의 철학과 혼이 깃든 삼성 고유의 디자인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총집결해 나가자"고 선언했다.

이듬 해에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에 디자인 부문을 추가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수상자는 1직급 특별 승진하며, 상금으로 1억원을 받도록 했다.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주재한 디자인 전략회의에서는 독창적 디자인과 UI(사용자 환경) 구축, 디자인 우수 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 기술 인프라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제2의 디자인 혁명'을 선포했다.

1995∼2005년(디자인 1.0)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2006∼2010년(디자인 2.0)은 소비자의 욕망·호기심·기쁨을 디자인에 반영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2011년부터는 디자인으로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디자인 3.0'을 기치로 내걸었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 창출이란 디자인만으로도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을 뜻한다.

이 회장은 2014년부터 마하(Mach) 경영을 내세우기도 했다.마하 경영이란 이 회장이 2002년 "제트기가 음속의 2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고 발언한 데서 유래한 개념이다.

제트기가 음속(1마하는 초속 340m)을 돌파하려면 설계도는 물론 엔진·소재·부품을 모두 바꿔야 하는 것처럼 삼성이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 회장은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하 경영의 핵심은 바로 '한계 돌파'라는 게 삼성그룹의 설명이다.

이후 삼성그룹은 마하 경영의 추진 방향으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미래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신기술 개발, 경영 전 분야에 대한 총체적·근본적 혁신, 창의적이고 소통·상생하는 기업 실현으로 설정했다.

2003년 10월1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메모리 연구동 전시관에서 황창규 사장으로부터 차세대 메모리에 관해 설명을 듣는 이건희 회장.<연합뉴스>

다음은 이건희 회장의 주요 발언

▲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1987년 12월 1일 취임사)

▲ "뛸 사람은 뛰어라. 바삐 걸을 사람은 걸어라. 말리지 않는다. 걷기 싫으면 놀아라. 안 내쫓는다. 그러나 남의 발목은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왜 앞으로 가려는 사람을 옆으로 돌려놓는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출근부 찍지 마라. 없애라. 집이든 어디에서든 생각만 있으면 된다. 구태여 회사에서만 할 필요 없다. 6개월 밤을 새워서 일하다가 6개월 놀아도 좋다. 논다고 평가하면 안 된다. 놀아도 제대로 놀아라."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생산 현장에 나사가 굴러다녀도 줍는 사람이 없는 조직이 삼성전자이고, 3만 명이 만들고 6천 명이 고치러 다니는 비효율, 낭비적인 집단인 무감각한 회사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과장에서 부장까지는 5시까지는 정리하고 모두 사무실을 나가세요. 이것은 명령입니다." (1993년 7·4제 실시를 지시하면서)

▲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

▲ "제트기가 음속(1마하)의 두 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 (2002년 4월 사장단 회의)

▲ "200∼300년 전에는 10만∼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 (2002년 6월 인재 전략 사장단 워크숍)

▲ "인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2003년 5월 사장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다." (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

▲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2011년 1월 신년사)

▲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라의 손해다." (2012년 여성 승진자 오찬)

▲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2010년 3월 경영복귀)

▲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 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

▲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2014년 1월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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