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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별세, 재계 최고의 별이 졌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별세, 재계 최고의 별이 졌다
  • 오풍연
  • 승인 2020.10.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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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타계했다. 올해 78살이다. 한국 경제를 위해 더 할 일이 남아 있는 데도 결국 일어서지 못 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오랫동안 병상 생활을 해 왔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랐는데 그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이건희는 뛰어난 경영인이었다. 선대 이병철 회장 못지 않게 우리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병철이 삼성을 세웠다면, 부흥기를 이끈 사람은 이건희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선 데도 이건희를 빼놓곤 얘기할 수 없다. 선견지명과 과감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 날 삼성은 생각하기 어렵다. 소니나 도시바 등 일본 전자기업과 비교해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경영인 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가전과 반도체는 삼성이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토대는 이건희가 만들었다. 은둔의 경영인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내공은 대단했다. 무엇보다 통찰력이 뛰어났다. 트렌드를 읽는 힘이 탁월했다는 얘기다.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2강을 구축한 것과 무관치 않다. 노키아의 몰락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건희는 묵직한 어록을 많이 남겼다. 거기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의 신경영 선언이다. 이건희는 당시 “지금 변하지 않으면 2류 내지 2.5류, 잘 해봐야 1.5류까지는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류는 절대 안된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개혁을 주문했다. 또 1996년 신년사에서는 “디자인에는 상품의 겉모습을 꾸미고 치장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담아야 한다”고 디자인 철학을 강조했다.

2000년 신년사에는 브랜드 이미지를 역설했다. 그는 “1등 제품은 양적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그 질적 가치, 수익력,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 등이 모두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서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신경영을 선언한 10주년 기념사에서는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2류, 3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 신경영의 성과를 어려운 국가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확산시켜 나가자”고 독려했다.

이건희는 삼성의 위기론을 거듭 설파했다. 방심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웠다고 할까. 2010년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 그 예언이 맞았다.

이 같은 이건희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삼성이 흔들리지 않고 질주할 수 있었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이 그 몫을 다해야 한다. 사실 기업이 위기가 아닐 때는 없다. 더군다나 속도의 시대여서 더욱 그렇다. 이재용이 이건희만큼만 하면 된다. 고인의 영면을 거듭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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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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