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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공격한 중국 네티즌, 세계가 그들을 꾸짖었다
BTS 공격한 중국 네티즌, 세계가 그들을 꾸짖었다
  • 오풍연
  • 승인 2020.10.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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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국다우려면 맹목적 민족주의 버려야...역사를 멋대로 해석하면 안 돼

[오풍연 칼럼] 중국 네티즌들이 전 세계로부터 혼쭐이 났다. 방탄소년단(BTS)의 말을 꼬투리 잡아 공격했다가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그들의 맹목적 민족주의가 질타를 받았다고 할까. 그랬더니 슬쩍 꼬리를 내리고 있다. 대국답지 못하다. 중국 네티즌들은 걸핏하면 우리 대중 연예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거기에 관영매체까지 동조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발단은 이렇다. BTS 멤버인 RM이 지난 7일 밴플리트상 시상식에서 “양국(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합니다”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같은 수상 소감에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과 미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언급함으로써 북한 측에서 싸운 중국군의 희생을 무시했다는 것. 아주 단순한 결론을 도출했던 셈이다.

수상소감이 보도된 뒤 중국에서는 11일 밤 #BTS가 중국 SNS에 검색어 3위까지 올랐다. 중국 네티즌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바로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였다. 이 발언이 정치적이고 중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에 비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12일 관련 기사를 올리자 댓글이 수천 개 달리며 논란은 하루 사이 더 커졌다.

중국의 민족주의를 본다. 그들은 항미원조를 배운다. 직역하면 ‘조선(북한)을 도와 미국을 대항한다’는 의미다. 중국군이 북한을 지원해 북한과 중국을 미국으로부터 지켜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인들은 학창시절 내내 이처럼 배운다고 했다. 다시 말해 한국전쟁을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결로 본다는 얘기다. 따라서 RM이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를 말하는 순간, '미국은 우리까지 넘보려고 했고 그래서 중국군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지금 그 미국의 고통에 동조한다는 거야?'라고 다소 엉뚱한 해석을 했다.

외신들이 중국 네티즌들을 크게 나무랐다. 영국 BBC, 뉴욕타임스(NYT) 등은 악의가 없는 BTS의 발언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광고 스폰서들의 대중국 마케팅에 변화를 가한 점에 대해 과거부터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겪었던 황당한 사례들의 반복 패턴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BTS가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가진 정례 기자브리핑을 통해 "BTS 문제에 관한 보도와 네티즌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이 나온 이후 BTS 비난 여론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번 해프닝(?)에서도 느낀다. 맹목적 민족주의가 얼마나 황당한 지를. 중국이 대국다우려면 그것부터 버려야 한다. 역사를 멋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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