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에서도 코나EV 5만1천대 리콜…'국정감사' 회피용?
현대차, 해외에서도 코나EV 5만1천대 리콜…'국정감사' 회피용?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10.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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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리콜에도 배터리 화재 해결에 의구심 일어…내년 '전기차 도약 원년' 계획에 차질 우려
"BMS 업데이트로 눈가리고 아웅?"…일각에선 소비자 집단소송 움직임도 진행 중
▲현대차 코나EV.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코나EV. 현대자동차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현대차가 최근 잇단 화재로 논란이 된 전기차 코나EV의 자발적 리콜에 들어가는 데 이어 해외에서도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일단 대규모 리콜을 통해 전기차의 안전성 논란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되는 데, 이번 조치로 문제가 과연 해결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된 코나EV 7만7000대를 리콜한다. 앞서 지난 8일 국내에서 2만5564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북미 1만1137대, 유럽 3만7366대, 중국과 인도 등 기타 지역 3000여대 등 해외에서도 5만1000여대를 리콜하는 것이다.

코나EV의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에서 팔린 7만7048대 중 70%를 리콜하는 셈이다.

현대차 북미법인(HMA)은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코나EV의 자발적 리콜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리콜은 지역별로 진행되며,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코나EV는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주차 중 화재가 접수되고 같은 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 불이 나는 사고가 확인되는 등 해외에서만 총 4건의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난 화재를 포함해 9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해외에서도 리콜 대상 차량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해줄 방침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8일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 조사 결과 코나EV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셀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3일 후 현대차는 리콜을 해외로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리콜, 배터리 화재 근본해결책 될 수 있나?...코나 차주들은 배터리 전면교체 요구
이번 리콜 조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조치가 배터리 전면 교체가 아니라 'BMS 업데이트 후 이상시 배터리 교체'에 그치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리콜이 배터리 화재의 근본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인 것이다.

코나 차주들은 전기차 동호회 카페 등에 "BMS 업데이트가 리콜이냐" "눈 가리고 아웅이 따로 없다" 등의 글을 올리며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BMS 업데이트로 충전량을 제한하는 '꼼수'를 부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3월에도 BMS 업데이트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3월 업데이트는 주차 중 모니터링을 하는 로직의 민감도를 강화하는 것이었고 이번에는 충전 중의 진단 등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충전량 제한과는 전혀 다르며 배터리 문제가 발생하면 충전을 긴급 정지시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리콜에 찬성한 국토부는 당장 이상이 없더라도 업데이트된 BMS의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추가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충전 중지와 함께 시동이 걸리지 않게 제한하고 메시지를 소비자와 긴급출동 서비스 콜센터(현대차)에 자동 전달해 화재 발생 가능성은 최소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전기차의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코나 일렉트릭 화재사고는 지난 2018년 5월 19일 현대차 울산 제1공장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3개월만 8월 6일에 울산 제1공장 생산라인에서 다시 화재가 났다. 이후 △캐나다(2019.7.26. 미충전)△강원 강릉(2019.7.28. 충전 중)△경기 부천(2019.8.9. 미충천)△세종시(2019.8.13.완충 후)△오스트리아(2019.9.17.주행 중)△대구(2020.5.29.완충후)△대구(2020.8.7.충전 중)△전북 정읍(2020.8.24) △제주(2020.9.26.완속충전 중)△대구(2020.10.4.완충 후) 등 총 12건이다.

최근 일부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곳에는 '현대 전기차 코나 충전기 사용 중지'라는 고지문이 부착되기도 했고, "(화재 예방을 위해) 80% 정도 충전을 하고 충전 후 바로 주차면에서 이동주차 해달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국토부 게시판에는 "화재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전국 공영 주차장의 코나EV 출입과 공영 충전기에서의 코나EV 충전을 금지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기차 동호회 카페를 중심으로 코나EV와 관련한 집단 소송 움직임도 불거지고 있다. 전기차 동호회 카페에서 진행하는 리콜 관련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 청구인 모집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현대차 미래 친환경차 사업전략에 차질 우려...국정감사 회피용 얄팍한 리콜 안 돼
코나EV의 잇따른 화재로 전기차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친환경차 사업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어 친환경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던 현대차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계 안팎에서는 코나EV의 리콜 사태로 이어질 경우 조 단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봤으나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전체 리콜 비용이 616억원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로서는 대단한 선방인 셈이다. IBK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 리콜에 대해 비용은 일단 충당금으로 적립할 것으로 예상되며 화재 건수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의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도 꿋꿋하던 현대차가 이처럼 갑작스런 글로벌 리콜을 결정한 것은 국정감사를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감사 자리에서 전기차 화재 때문에 심각한 수위로 질타 받는 모습이 여러 차례 펼쳐지면 현대차로서는 국내·외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내년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5년에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전용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판매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 현대차는 E-GMP 기반의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공개했고, 기아차는 2029년까지 E-GMP를 적용한 신차 7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 앞서 코나EV 화재 원인 규명은 선결되어야 할 과제다. 현대차로서는 이번 사태를 반드시 ‘전화위복’으로 만들어야 할 상황인 것이다.

높은 에너지 밀도의 리튬이온전지에서는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고속으로 달리다 급정거하고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는 자동차에서 배터리 화재는 심각한 인명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 위험을 소비자들이 감수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콜 이후에는 해당 결함이 완전히 사라져야만 현대차가 신뢰를 지키고 전기차 사업을 키워 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 막 전기차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에서 현대차의 이번 리콜이 단순히 한 순간을 모면하려는 얄팍한 모험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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