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임신할래" "부부끼리 바꿀까"...국민연금공단, 2017년부터 지난 7월까지 57명 징계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지난달 직원 4명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입건된 국민연금공단에서 성 비위 사건이 지속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돈 7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치달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4년 동안 각종 성 비위 사건으로 57명을 징계했다. 징계 내용은 파면 3명, 해임 7명, 정직 10명, 감봉 19명, 견책 18명 등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정보실에서 일하는 A씨는 국민연금과 계약을 맺었던 IT보수업체 여직원 B씨에게 "25살 나이 차는 극복할 수 있다. 10년만 젊었으면 너랑 사귀었겠다"고 말하며 신체 접촉을 했다가 지난 5월 해임됐다. 그는 다른 국민연금 여직원 C씨에게 "언제쯤 임신할 거냐? 자녀계획이 어떤지 보고해라"고도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 국민연금 지역본부에서 일하던 D씨는 배우자가 있는 여직원과 근무지를 벗어나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가졌고 출장 중에도 수차례 성관계를 시도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D씨는 해당 여직원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한 것도 드러나 2018년 파면됐다.
2017년에는 국민연금 지사 지사장 직무대리가 회식 후 여직원에게 완력을 행사해 여직원을 오피스텔까지 데리고 갔다가 이듬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본부 직원 E씨는 2018년 5월 부하직원과 점심 자리에서 "부자들은 다 바람을 피우는데 우리는 나이도 들고 사는 게 재미 없으니 부부끼리 바꿔볼까"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참다못한 직원 8명이 고충 신청을 했던 것이다.
지난달에는 한 직원이 일반인과 동료 직원의 치마 속 등을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2018년 10월18일 성 관련 비위행위 근절을 위해 징계 종류에 '강등'을 신설하고 성희롱 징계 기준을 강화했지만 관련 비위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월18일에는 국민연금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책임 운용역 4명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이 대국민사죄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종성 의원은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공단의 근본적 쇄신 대책들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