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국내 증시가 2300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세가 가속화하면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을 비롯한 기술성장주에 투자한 개인들이 좌불안석에 빠졌다.
지난주 신용거래융자는 사상 최대치인 17조9023억원(17일 기준)을 기록하며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일 평균 반대매매 규모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하루 평균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1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과 11일에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금액이 각각 241억6553만원, 219억8296만원을 기록하며 2거래일 연속 2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위탁매매 미수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결제대금이 부족한 경우 증권사가 3거래일간 결제대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단기융자다. 3거래일째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4일째 되는 날은 증권사가 남은 주식을 강제로 팔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일반 거래보다 미수거래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외상으로 주식을 더 많이 샀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그만큼 더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자칫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 계좌’도 속출하게 된다.
일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1월과 2월은 각각 107억 3200만원, 117억 2800만원 수준이었던 일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3월162억 5600만원으로 늘었다.
당시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2009년 5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는데,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덩달아 속출했다.
장기로도 빌릴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의 반대매매도 여전히 17조3660억원(23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어 주가 하락에 따라 추가적인 반대매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또 이로 인해 증시를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한편 앞서 금융위원회는 반대매매로 인한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반대매매를 1~2일간 유예하고 반대매매 대상 담보비율을 하향 조정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도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면서 무의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