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진 지난 8개월간 비정규직 노동자 3명 중 1명꼴로 실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코로나19 8개월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8개월간 실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전체 평균 15.1%를 차지했다. 실직 경험을 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31.3%)이 정규직(4.3%)보다 7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7∼10일 전국 만19∼55세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 실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저임금노동자(월 소득 150만원 미만)가 29.9%로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인 고임금 노동자(3.3%)보다 9배 넘게 높았다. 또 여성(20.0%)이 남성(11.4%)보다, 서비스직(23.7%)과 생산직(21.0%)이 사무직(7.6%)보다 실직 경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실직 사유로는 권고사직이 21.2%로 가장 많았고 비자발적 해고 및 자발적 퇴사가 각각 19.9%, 계약기간 만료 19.2%, 경영난 13.2% 등으로 뒤를 이었다.
더구나 지난 8개월간 실직을 겪은 응답자 가운데 10명 중 8명(80.8%)은 실업급여를 받아본 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로 회사가 어려워졌을 떄 비정규직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휴업수당을 받을 수 없고, 실직했을 떄 실업급여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로는 고용보험 미가입이 54.1%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수급자격 미충족,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 등이었다. 비자발적 휴직 경험 대상자 가운데 휴업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60.9%였고, 법정 금액 대비 적게 받았다는 응답은 11.4%로 나타났다.
지난 8개월 전과 비교해 개인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3명 중 1명꼴(34.0%)이었는데 소득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람 중 비정규직(56.0%)이 정규직(19.3%)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고용 형태별로는 일용직이 71.1%로 가장 많았고, 프리랜서 및 특수고용(67.8%), 아르바이트 시간제(55.9%), 임시직(35.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0.0%는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19.2%는 우울감이 심각하다고 답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블루'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안감과 우울감 모두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노동자가 높게 나타났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응답자의 79.0%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정부의 일자리 위기 대응에 대해선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51.9%로 긍정 평가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일자리 위기 대응에 대해 비정규직은 55.5%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데 비해 정규직은 50.2%가 잘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비정규적의 부정적 반응이 높았다.
아울러 해고 예방을 위한 정책으로는 정규직화, 고소득자 추가 세금, 비정규직 소득보전금 지급, 일시적 해고 금지 순으로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