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8:30 (화)
'결자해지(結者解之)'...김홍걸 의원, 더 머뭇거리지 말고 사퇴하라
'결자해지(結者解之)'...김홍걸 의원, 더 머뭇거리지 말고 사퇴하라
  • 오풍연
  • 승인 2020.09.18 16:3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 민주당 안에서도 김홍걸을 버리는 분위기...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게 마땅

[오풍연 칼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도 자식 농사는 잘못 지었다. 자식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딱 맞다. 홍일 홍업 홍걸 등 세 아들 모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순탄치 않았다. 홍업과 홍걸은 DJ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구속되기도 했다. 전 국민한테 존경받은 DJ 내외였지만 아들들의 비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희호 여사가 낳은 막내 김홍걸도 지난 4월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챙겨줘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었다.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났는데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것도 DJ를 가장 가까이서 모셨던 동료 의원에게서. 바로 김한정 의원이다. 나는 김한정 의원이 DJ를 배신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홍걸이를 생각해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고 여긴다.

김한정 의원은 DJ 정부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장을 지냈다.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자리다. 주요 인사 면담 및 일정 등을 모두 챙긴다. 김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재산 논란이 제기된 김홍걸 의원을 겨냥,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비례대표로 자진 탈당 시 신분 유지가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촉구한 셈이다.

김한정 의원은 "지금 김홍걸 의원이 처한 사정에 대해 변호하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 한탄스럽다"면서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의 실망과 원망이다.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가 아니다"면서 김홍걸 의원의 '결단'을 거듭 요구했다.

김한정 의원은 2002년 '최규선 게이트'가 터졌을 때 자신이 김홍걸 의원으로부터 사실 관계를 처음 확인하고 김대중 당시 대통령 부부에게 보고한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김 대통령은 당시 제1부속실장으로 곁을 지키던 제게 LA에 머무르고 있는 3남 홍걸씨를 만나보고 오라고 명했다"면서 "혹시 알아볼 눈길을 피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주변 호텔 방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김홍걸 의원으로부터 당시 "액수는 차이가 있지만 수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청탁을 들어준 일은 없다"는 말을 듣고 보고했다고 적었다. "그때 대통령님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속이 타던 여사님은 눈물을 보였다"고도 회고했다. 김한정 의원이 이 같은 일화를 꺼낸 것은 김홍걸 의원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역시 DJ의 사랑을 받아왔던 터라 김홍걸을 비판하는 게 껄끄럽기는 하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보고서도 눈을 감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앞서 지난 9일 오풍연 칼럼을 통해 ‘김홍걸, 김대중ᆞ이희호를 욕보이지 말라’며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급기야 DJ를 모셨던 비서관도 사퇴를 요구한 만큼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듯 하다. 이미 민주당 안에서도 김홍걸을 버리는 분위기다.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게 마땅하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