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배터리 사업 저평가 탈피 개대, LG화학 주가에도 호재" 전망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한 17일 주가가 급락 마감했다.
분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 속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날보다 6.11% 떨어진 64만50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앞서 전날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5.37% 떨어져 이틀 동안 하락폭이 11.16%에 달했다.
배터리 3사 중 삼성SDI(-0.89%), SK이노베이션(-0.32%)이 이날 코스피가 1.22% 내리는 증시 전반의 약세 속에 소폭 하락 마감한 터라 LG화학의 급락은 더욱 눈에 띄었다. LG화학 분사안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이 이탈해 다른 배터리주를 찾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전지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오는 12월 1일 출범하기로 결의했다. 신설 법인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향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많은 배터리 사업 전망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많은 소액주주들이 배터리사업 분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LG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아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개인투자자는 "빅딜·전기차·배터리 관련주라고 생각해서 이 회사에 투자했는데 분사하게 되면 우리가 투자한 이유와 전혀 다른 화학 관련주에 투자한 것이 되고 이로 인한 손해는 어디서도 보상받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기존 주주가 분사한 배터리 사업체 주식을 나눠 받는 인적 분할 방식과 달리 물적 분할 방식의 경우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체 주식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에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큰 것도 불만의 원인이다.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에서 한 이용자는 "(배터리가) 분사해도 100% 자회사로 편입돼 (LG화학의) 연결 실적에는 문제가 없으나, 화학이 본업이 되면 배터리 고성장에 따른 프리미엄은 없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같은 실적을 달성해도 고성장하는 2차전지가 아니라 화학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증권업계는 대체로 LG화학 배터리 사업이 분사로 증시에서 상대적 저평가 상태를 탈피하고 대규모 투자비 조달 등을 통해 향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가 조정은 분사한 배터리 사업 가치가 현재보다 높을지에 대한 의문과 배터리 주식을 사고 모회사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면서 "(분사로) 배터리 사업 가치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고 LG화학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LG화학 주가에 내재한 배터리 사업의 가치는 중국 CATL 대비 58%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기술력, 매출, 이익 성장성은 CATL보다 우위에 있으나 시장 PER을 고려해도 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전지 사업부가 경쟁기업 대비 적정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상장 등 유동화를 통한 투자 재원 마련이 가능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주가에 대한 영향은 이사회 이후 구체적 일정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전지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