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낙연은 역시나였다. 추미애를 감싸고 나섰다. 반면 정세균 총리는 최근 "민망하다"고 말한 바 있다. 왜 이처럼 결이 다를까. 최소한 상식이 있다면 추미애를 지적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야당의 공격에 맞서 추미애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은 친문을 의식해 이 같은 행보를 취한다고 할 수 있다. 이쯤에서 "추미애 노"를 외칠 수 있는 결기가 없어 아쉽다.
이낙연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딱히 자기 지지세력이 없으니까 친문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지난 8월 29일 전당대회에서도 친문의 도움을 받아 당 대표에 압도적으로 당선된 바 있다. 행여라도 친문의 눈밖에 나면 큰 일 난다고 판단한 듯하다. 나는 이낙연에게도 상식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 했다. 오히려 정세균이 한 말을 이낙연이 했어야 옳았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의혹 등과 관련해 “추 장관 입장과 당 소속 의원들 노력으로 사실관계가 많이 분명해졌다”면서 “정치공세는 단호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추 장관께서 아들 문제에 관한 심경과 입장을 밝히셨다.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했던 가족 이야기와 검찰개혁을 향한 충정을 말씀해 주셨다”고도 두둔했다. 이어 “더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라며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의 발언은 어제 공개한 추미애의 입장문과 맥을 같이 한다. 이낙연 또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 같다. 어떻게 사실관계가 분명해졌는지 묻고 싶다. 이낙연은 기자 출신이다. 최소한 합리적 의심이라도 갖는 게 마땅한데 면죄부를 주려 한다. 그러면서 무슨 공정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가. 앞뒤가 맞지 않아 하는 말이다.
추미애 편들기는 이재명 경기지사도 다르지 않다. 정의, 공정을 부르짖어온 이재명도 추미애 앞에서는 초라한 인물이 됐다. 그러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그를 때렸다. “(추미애 사태가) 침소봉대됐다”는 이재명을 향해 “친문의 아부꾼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도 결국 공정 가치 내버리면서 친문의 아부꾼이 된다”면서 “의대생들에게 특혜는 절대 안 된다는 이 지사가 추미애 자식 문제는 감싸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재명과 이낙연은 대권주자 선호도 1ᆞ2위를 다툰다. 그들도 친문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 한다. 찍히지 않으려고 말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국민들은 “아니오”를 할 수 있는 보다 강단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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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