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 7월 시중에 풀린 돈이 309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넘치는 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 쏠리는 것으로,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통화량(M2 기준)은 3092조8000억원으로 6월 보다 15조7000억원 증가했다.
통화량 증가규모는 4월(34조원), 5월(35조3000억원), 6월(23조2000억원) 등 축소되는 모습이지만, 증가 속도는 여전히 빠른 상태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본다면 10.1%로 2009년 10월(10.5%) 이후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M2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통화를 비롯해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입식 저축성 예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이에 시중 유동성으로 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기업부문 통화량이 전월 대비 11조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도 11조5000억원 늘었다. 지방정부 재정 집행 등으로 기타부문 통화량은 8조8000억원 감소했다. 기타금융기관은 1조8000억원 늘었다.
상품별로는 언제든 돈을 쉽게 빼낼 수 있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 13조7000억원이 몰렸다. 요구불예금도 3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에서는 8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와 같은 시중유동성의 증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단행하는 등 통화 완화정책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과잉 유동성이 자산가격 거품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경우,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한은도 지난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단기화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단기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으로 쏠릴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