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뺨치는 ‘깜깜이’ 재간접펀드 피해 ‘눈덩이’···규제 풀려 판매 급증
사모펀드 뺨치는 ‘깜깜이’ 재간접펀드 피해 ‘눈덩이’···규제 풀려 판매 급증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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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작년 10월 최소투자금 폐지해 개인투자 권장한 꼴” 비판
재간접펀드 잔액 32조2200억원···“해외자산 60%이상 담고 있어 위험 노출”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사모펀드에서 촉발된 환매연기 사태가 재간접공모펀드(펀드 자금으로 다른 펀드에 투자)까지 덮쳤다. 최근 영국계 ‘H2O자산운용’의 펀드에 투자한 국내 재간접펀드가 4600억원에 달하는 환매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피해확산에 따른 투자자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해외 펀드에 투자한 재간접펀드는 기초자산이나 운용전략이 드러나지 않는 탓에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당국은 지난해 10월 재간접펀드의 최소투자금액 규제를 폐지해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개인들의 투자가 이뤄지게 하면서 투자를 권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에 판매돼 현재 환매되지 않은 재간접 펀드는 32조원에 달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순자산 3600억원 규모의 재간접공모펀드인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 환매가 중단됐다. 이는 펀드가 편입한 자산 중 ‘H2O멀티본드’와 ‘H2O알레그로’에서 부실 위험이 감지한 데 따른 조치다. 

브이아이자산운용도 같은 자산을 담은 ‘H2O멀티본드전문투자형사모펀드’에 대해 환매를 중단했다. 규모는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금투업계는 해외자산에 투자한 재간접펀드에 대한 우려가 높다. 재간접펀드 핵심은 단연 펀드 선정인데 투자자들이 일일이 피투자펀드들을 들여다보기 어려워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펀드를 담은 재간접펀드는 현지 운용사에서 제공하는 보고서만 보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 국내 운용사들이 재간접펀드의 환매 가능성을 실시간 파악하기 힘들다”고 했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는 다양한 헤지 전략을 구사하는 유럽연합 공모펀드를 편입한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에 편입된 H2O알레그로펀드는 지난해 중순부터 UCITS 비유동성 자산 편입비중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H2O운용의 펀드(알레그로·멀티본드)는 최근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자산분리를 권고를 받았는데, 비유동성 사모채권 편입 비중이 펀드별로 20~30%에 달했다. 공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자금이 ‘무등급’ 채권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국내에 판매돼 현재 환매되지 않은 재간접 펀드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7월 말 기준 해외자산을 60% 이상 담은 재간접펀드 잔액은 32조2200억원에 달한다.

재간접펀드는 자산가들에게 사모형태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공모로 일반투자자들에게 팔리는 규모도 상당하다. 7월말 기준 공모 재간접펀드는 11조4615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8.6% 늘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모니터링과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2018년에는 사모펀드 투자자 수 상한이 49인에서 100인으로 늘리고 펀드 쪼개기를 용인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가 지난 10월 규제를 푼 것이 소액투자자들이 환매중단 위험이 있는 재간접펀드에 투자하는데 영향을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의 최소투자금 제한을 없애고 소액투자자도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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