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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3년 연임...'깜깜이'로 진행된 '수상한' 인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3년 연임...'깜깜이'로 진행된 '수상한' 인선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0.09.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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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평도 없고 후보도 없고"...24년 만의 산은 수장 연임 속 연임 과정도 '불투명'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정부는 10일 임기가 이날 만료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연임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24년 만에 산업은행 수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그렇지만 연임 과정이 워낙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금융권과 여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11일부터 산은의 수장을 맡아온 이 회장은 오는 11일부터 추가로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정부가 이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산은의 업무 연속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산은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2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영, 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SPV) 운영 같은 기업 유동성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조선해양,두산그룹,쌍용차 등 기업 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관리는 산은이 실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선 차기 산은 회장에 대해 뚜렷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은 점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나왔었다. 정부가 내부적으로 이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 회장이 연임을 거부하고 있어 끝까지 알 수 없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됐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충분히 피곤하다”며 “남은 임기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더 이상의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다음에 대해선 생각하지도, 생각할 필요도, 생각할 시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법에 따르면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회장은 1994년이후 26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산은 회장으로 이름을 올린다. 1954년 산은이 설립된 이후 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는 구용서 전 총재(1954~1958년), 김원기 전 총재(1972~1978년), 이형구 전 총재(1990~1994년)의 세명 뿐이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산업은행 수장이 바뀌는 인사가 '깜깜이'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른 금융기관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같은 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비해 산업은행 회장은 아무런 공식적인 검증 절차가 없다.

산업은행 회장 선임과 관련한 유일한 규정은 산은법상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한다' 뿐이다. 1950년대부터 있던 규정이 70년이 되도록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금융위가 내부적으로 회장 후보를 꼼꼼히 살핀다고 하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아무렇게나 앉힐 수 있는 구조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2016년 11월 논평에서 산업은행 회장 선임 구조의 폐쇄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산업은행 회장은 그 동안 모피아 출신이나 친정권 인사들로 채워져 왔고, 이들 중 대부분은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어 명예롭게 임기를 마치지도 못했다"며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회장 선임에 국회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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