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 하락장에서 NAV 95% 자동 환매, 1.3% 수익보장" 작동 안해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가 한국 투자자들이 투자한 1조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를 모두 연기했다. 이에 법인 투자자들이 신한금융투자 등 판매사에 대한 불완전판매 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개인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기관투자자가 판매은행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배에 달하는 차입이 이뤄진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에 손실 발생에 대비한 안전장치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법인 투자자들은 법무법인에 방문해 법률 상담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판매사의 고수익을 내기 위한 차입(leverage)비율과 손실 증대방지를 위해 걸어놓은 안정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 등 설명이 충분했는지 여부다.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 펀드에 투자한 국내 판매사들의 DLS는 조기 상환형이 하락장에서도 펀드 순자산가치(NAV)의 95% 수준에 자동 환매해서 투자자에게 1.3%의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NAV의 갑작스러운 폭락으로 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3월 말 코로나19 여파로 채권 가격은 30% 이상 급락했고 레버리지까지 썼던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 펀드의 NAV는 크게 흔들렸다.
그럼에도 불구, 판매사들은 상품구조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점과 젠투파트너스에서 환매 중단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적 책임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사들은 자금 회수를 위해 홍콩금융당국에 민원을 넣고, 현지 법무법인에 법률 상담을 받는 등 적극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일반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투자자에게도 판매사는 펀드의 위험성과 내용에 대한 설명 의무가 있다”며 “판매주체가 판매사인 만큼 판매사 신뢰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법정공방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잠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신기영 젠투파트너스 대표는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현지의 금융사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신 대표는 본사 사무실에 나와 금융사들의 문의를 이메일로 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