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시중은행이 쌍용자동차에 빌려줬던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의 차입금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이후 쌍용차로부터 대출잔액을 상환 받고 채권단에서 빠졌다. 국민은행이 쌍용차에 빌려준 대출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87억5000만원으로, 쌍용차 정비소를 담보로 대출을 내줬다.
하지만 쌍용차가 위기에 닥치면서 자구책을 시행함에 따라 관련 물건을 처분했고, 담보로 잡았던 물건이 없어지면서 국민은행의 대출이 상환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150억원(1분기 말 기준)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대출 만기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산업은행도 7월 상환이 예정되었던 900억원의 만기를 연말까지 연장했다.
이밖에도 쌍용차가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은 수백억에 달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만기 도래)은 3899억원으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통해 JP모건(899억999만원)과 BNP파리바(47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299억9997만원) 등으로부터 단기 자금을 빌렸다. 총 차입금의 42.7%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은행이 자금을 회수해가면서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의 74.65%를 소유한 대주주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이자 마힌드라 CEO인 파완 쿠마르 고엔카 사장은 지난 7일 “쌍용차의 투자처를 찾는다면 지분을 50% 미만으로 축소하고, 보유 지분을 전면적으로 변경하기 위해 주주 승인 절차를 받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보유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을 내줬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경영권을 내려놓는 것을 시사한 만큼, 외국계 은행들이 쌍용차에 즉시 대출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에선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국내외 금융회사가 쌍용차에 대출 상환 압박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쌍용차가 외부의 도움 없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워서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존속 능력에 대해 지난 1분기 검토 의견을 '거절'로 표명했다. 실제 쌍용차는 올해 7월 판매량이 7498대로 전년 대비 30.6% 감소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의 판매 누계를 보면 내수는 4만7557대, 수출은 9351대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4%와 43.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