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대책’인가? ‘증세 정책’인가?...부동산 3법 전면 재검토해야
'집값 대책’인가? ‘증세 정책’인가?...부동산 3법 전면 재검토해야
  • 권의종
  • 승인 2020.08.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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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활과 직결되고 파급효과 지대한 부동산정책...직간접 영향 다각도로 분석해 다시 한번 따져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집값 안정을 위한 ‘부동산 3법’이 개정되었다. 6·17과 7·10 부동산 대책에서 거론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취득세 강화 방안이 망라되었다. 종합부동산세율은 2주택 이하는 과표구간 별로 0.1~0.3%포인트 인상되고,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은 1.2~6.0%로, 0.6~2.8%포인트 오른다. 법인에 대한 단일세율을 신설, 2주택 이하는 3.0%,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은 6.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실수요 1주택자의 부담을 줄이는 조치가 마련되었다. 1세대 1주택 고령자의 세액공제율이 상향 조정된다. 60~65세 미만 20%, 65~70세 미만 30%, 만 70세 이상 40%로 각각 10%포인트 인상된다. 합산 공제한도도 늘어난다. 최대 70%에서 80%로 인상된다. 반면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법인은 기본공제 6억 원이 폐지된다.

단기적 투기를 막는 법 개정도 함께 이루어졌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오른다. 1년 미만 보유 양도물건에 대해서는 양도세율이 70%까지, 2년 미만은 60%까지 중과된다. 1세대 1주택자 장기보유 특별공제 적용요건에 거주기간 요건이 추가되어 보유기간 연 8%의 공제율이 ‘보유기간 4%+거주기간 4%’로 조정된다.

법인의 주택 양도차익에 매기는 세금이 무겁다. 기본 법인세율(10~25%)에 더해 추가 과세되는 세율이 10%에서 20%로 인상된다. 다주택자, 법인에 대한 취득세율도 최대 12%까지 오른다. 2주택자 취득세율이 현행 1~3%에서 8%로, 3주택 이상은 12%로 높아진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취득세(12%), 종합부동산세(6%), 양도소득세(72%)에 이어 증여 취득세까지 ‘4중 압박’을 받게 된다. ‘집값 대책’이 아니라 ‘증세 정책’으로 오인될 만하다.

보유세-거래세 모두 올려 정책 일관성 모호...시장원리 순응보다 투기 규제에 치우친 느낌 줘

어떻게든 집값을 잡아보려는 정책 의지가 또렷하다. 한편 아쉬움도 남는다. 수요 억제에 집중해온 정부가 모처럼 서울권역 대규모 주택 공급대책을 내놨다. 공급 13만호, 재건축 용적률 최고 500% 상향, 층수 50층까지 높이기가 골자다. 대신 규제 완화로 더 짓게 되는 아파트의 절반 이상을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환수하다 보니 재건축 단지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이런 상황에서 세율만 높인다고 집값이 쉽게 잡힐 것 같지 않다. 유예기간도 없이 곧바로 법이 시행됨에 따라 퇴로가 막혀 있다. 다주택자들이 세금 충격을 피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무주택자들이 이를 부담 없이 사들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게 없다. 시장 메커니즘의 선순환이 힘들다. 시장원리 순응보다 투기 규제에 치우친 느낌을 준다. 옥에 티다.

정책의 일관성이 뒤진다. 보유세, 양도세, 거래세를 모두 올리다보니 시장에 주는 시그널이 모호하다. 집을 사라는 건지, 팔라는 건지, 갖고 있으라는 건지 분간이 안 된다. 양도세 강화로 팔기가 어렵고, 종부세 인상으로 보유도 힘들다. 증여를 하려 해도 중과세를 피할 수 없다. 그래도 무주택자의 북받치는 설움에 비할 바 아니다. 집값이 다락같이 올라있고, 대출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에다 취득세마저 올라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와 같은 생각이다. 동결 효과가 있는 부동산 거래세의 비중을 줄이고 생산, 노동, 투자, 공급 의사결정에 영향이 작은 부동산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GDP 대비 부동산 조세 비율이 3.9%로 영국 다음으로 높다. OECD 평균은 1.8%에 불과하다.

거래세 비중 낮추고 보유세 늘려야...초과이익 환수 신중 요하고, 정책간 상호 작용 잘 살펴야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 실거주 1주택자를 투기자로 몰아치면 안 된다. 거주목적 소유자가 대다수이다. 이들에게 세금 면제는 못해줄망정 일정 정도의 감면은 당연하다. 1세대 1주택자 고가주택의 기준금액을 올려 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현행 9억 원의 기준금액은 12년 전에 정해진 것이다. 그간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감안해 현실화하는 게 맞다.

초과이익 환수는 신중을 요한다. 재건축을 하다보면 이득 보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을 백안시하거나 배 아파하면 곤란하다. 이런 식으로라도 공급을 늘려가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 고밀도 개발, 층높이 제한, 용적률 완화 등으로 생긴 이익이라해서 과도한 기부채납 강요는 금물이다. 사유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위헌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또 재건축 메리트를 떨어뜨려 공급 감소의 역풍이 일 수 있다.

정책 간 상호 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예를 들면 외국어고, 과학고, 자사고 폐지의 교육정책이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이 컸다. 교육적 측면만 고려하다보니 강남, 목동 등 인기 학군 지역의 주택 수요를 끌어올려 집값과 전세가의 동반 상승을 불렀다. 국민생활과 직결되고 파급 효과가 지대한 부동산 관련 정책만큼은 직간접적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따져야 한다.

과세에도 규준으로 삼아야 하는 원칙이 있다. 아담 스미스(Smith, A.)가 4원칙을 천명했다. 공평의 원칙, 명확의 원칙, 편의의 원칙, 경비절약의 원칙이다. 자유주의 입장에서 값싼 정부의 원칙을 조세정책에 나타낸 것이다. 만고불변의 기준일 수 없으나, 조세 제도와 정책 시행에 기반이 되는 기본 요소임에 틀림없다. 금차 부동산 3법 개정이 스미스 기준에 얼마나 부합되는 지 궁금하다. 사후약방문 격이나 차후를 생각해서라도 자가 진단이 꼭 필요해 보인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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