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 4일 비대면 중심의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자금난으로 개점휴업 이야기까지 나왔던 케이뱅크가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실행까지 전 과정을 은행 지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가능토록 한 최초의 상품이다.
이 상품은 연 1.64%의 대출금리를 제공한다. 금리가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낮고 카카오뱅크나 기존 시중은행도 하지 못한 비대면 상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케이뱅크가 선보인 최초의 상품이라는 것은 이름 때문이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아파트 담보대출’ 이라는 말 대신 ‘주택담보대출’로 명명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은 빌라나 주택보다 가격의 표준화가 쉽다. 아파트는 빌라와 다세대주택, 단독주택처럼 주거공간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거래된 실거래가격이 아파트의 시세가 된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의 상품에서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담보물을 아파트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대출 갈아타기에 초점을 둔 상품이라는 것이다.
빌라나 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거래량이 많지 않고, 가격 산정도 까다롭다. 비대면으로 대출 담보의 가치를 산정해야하는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아파트가 취급하기 편한게 사실이다.
아울러 대출대환(대출 갈아타기)에 특화됐다는 점이 한계라는 우려도 나온다. 집을 새롭게 구하는 사람이 대상이 아닌, 기존 아파트 담보 대출자에게 내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이력이 없는 사람은 대출 받을 수 없다.
케이뱅크가 대출을 내줄 때 별도의 평가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도 비대면 업무에 유용하다. 기존 은행에서 이미 신용평가를 마쳤기 때문이다. 복잡한 과정을 줄여 1.64% 저금리로 신용도가 보장된 은행 대출자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이득인 셈이다.
이에 시중은행도 아파트 담보 대출대환 서비스와 전체 주택담보시장을 비대면으로 하는 방안을 염두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부터 잔금 결제, 등기까지 주택담보대출의 전 과정을 비대면을 진행하기란 쉽지 않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법무사사무소, 은행 간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경우 2016년부터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지금은 사라진 상태다. 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는다는 일환으로 열여덟 차례에 이르는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갖가지 예외 규정이 생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바뀐 정책과 규제안을 하나하나 확인하려면 비대면보다는 대면이 당분간은 더 편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